[월드컵]미야토비치,네덜란드戰 페널티킥 실축 8강행좌절

  • 입력 1998년 6월 30일 20시 07분


“미야토비치, 너마저….”

30일 벌어진 유고 대 네덜란드의 16강전. 유고는 전반 0대1로 뒤지다 후반 3분만에 코믈예노비치가 동점골을 뽑은데 이어 2분 뒤 네덜란드 수비수 스탐이 페널티지역에서 유고비치의 옷을 잡아당기는 파울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는 간판 스타 미야토비치(29). 스페인 레알마드리드에서 뛰고 있는 그는 브라질의 호나우두도 “나의 진정한 라이벌은 그밖에 없다”고 말할 정도로 뛰어난 스트라이커.

그러나 그가 온힘을 다해 오른발로 찬 볼은 높게 치솟아 오르더니 크로스바를 강하게 맞고 튀겨 나왔다.

대회 첫 페널티킥 실축.

믿었던 미야토비치가 페널티킥을 실패한 뒤 나머지 선수들은 힘을 잃은 듯 네덜란드의 공세에 밀렸고 결국 종료 직전 실점해 패하고 말았다.

사실 이날 페널티킥은 유고의 게임메이커이자 슈팅의 명수인 스토이코비치(33)의 몫이었지만 8년전의 악몽 때문에 미야토비치로 바뀐 것.

스토이코비치는 90이탈리아월드컵 아르헨티나와의 8강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는데 이때 스토이코비치가 찬 볼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는 바람에 2대3으로 져 4강에 오르지 못한 통한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었다.

스토이코비치는 네덜란드와의 16강전을 앞두고 페널티킥 연습을 집중적으로 하는 등 8년전의 악몽을 씻기 위해 노력을 했으나 결국 그가 아닌 미야토비치가 키커로 나선 것. 그러나 공교롭게도 ‘페널티킥의 악몽’은 재현되고 말았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이탈리아는 12일 칠레와의 예선 1차전에서 94미국월드컵 브라질과의 결승전 승부차기 실축의 주인공이었던 로베르토 바조가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팀을 벼랑 끝에서 구해냈었다.

이 경기에서 바조는 후반 40분 칠레 수비수 푸엔테스의 핸들링 반칙을 유도해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이를 성공시켜 2대2 무승부로 이끌었다. 이후 이탈리아는 3연승을 거두며 8강전에 올랐다.

바조는 미국월드컵 결승전 승부차기에서의 결정적 실책을 이번 대회에서야 비로소 만회했던 것.

이제 미야토비치가 이번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4년뒤 2002년 월드컵을 기다려야 하게 됐다.

〈권순일기자〉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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