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스포츠/월드컵 4연속진출]시름달래준 「축구열풍」

  • 입력 1997년 12월 20일 20시 03분


《「빛과 그림자」. 97년 한국 스포츠엔 명암이 교차했다. 월드컵축구 본선 4회연속 진출과 박찬호 선동렬의 뜨거운 열풍이 몰아쳤는가 하면

IMF한파로 된서리를 맞았다. 올해 스포츠계의 굵직한 사건을 시리즈로 되짚어 본다.》

올 한해 지구촌은 월드컵축구 예선으로 뜨겁게 달궈졌다. 한반도도 예외는 아니었다. 9월6일 시작, 3개월여 동안 몰아친 「월드컵 열풍」에 전 국민이 웃고 울었다.

영웅의 탄생, 폭발적인 월드컵붐, 새로운 응원문화의 정착 등 숱한 화제가 쏟아지는 가운데 팬들은 번잡한 세상사를 잊고 열광의 도가니로 깊숙이 빠져들었다.

대망의 4회 연속 월드컵본선 진출. 이는 선수들의 투지넘친 플레이와 사령탑의 치밀한 전술, 여기에 국민의 폭발적인 성원이 보태진 삼위일체의 결정체였다.

최종예선 6승1무1패. 중동축구의 「모래바람」과 일본축구의 급상승세, 「복병」 중앙아시아축구의 도전 등 갖가지 시련이 예상됐으나 한국은 최종예선에서 초반기세를 틀어잡으며 순탄한 항로를 열어 조1위로 프랑스행을 확정지었다.

9월28일 도쿄에서 벌어진 일본과의 원정경기는 최종예선의 백미를 이룬 명승부.

적지에서 먼저 한골을 뺏긴 위기. 막판 7분간 거푸 두 골을 성공시키며 기적과도 같은 뒤집기. 이는 막 불꽃을 지핀 한국축구의 상승세에 기름을 붓는 격이나 다름아니었다.

11월1일 서울에서 열린 2차전에서 방심 끝에 일본에 패했으나 한국은 이 경기전 중앙아시아 원정길에서 카자흐 우즈베크를 연파하고 일찌감치 본선진출을 확정지었기에 패배의 충격은 덜했다.

월드컵 열풍은 숱한 축구영웅을 탄생시켜 차범근감독은 한국 최고의 사령탑으로 떠올랐고 선수들의 주가도 덩달아 폭등했다.

월드컵 열풍의 또다른 「옥동자」는 「붉은 악마」. 일본의 대규모 응원단 「울트라 닛폰」과 맞상대해 한국에 새로운 응원문화를 정착시킨 이들은 월드컵 최종예선이 낳은 경기외의 소득이었다.

차범근감독은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의 응원 함성이 아직도 귀에 쟁쟁하다』며 『프랑스월드컵본선 진출은 선수들의 기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해준 모든 축구팬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권순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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