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한파를 헤쳐나가자」. 스포츠계의 감량작전은 눈물겹지만 건강 회복 다짐은 꿋꿋하다. 대한배구협회는 부도가 난 고려증권의 남자배구단 인수팀을 찾아나서는 한편 슈퍼리그 참가경비를 전폭 지원키로 했다. 해체를 결정한 한일합섬 여자배구단에 대해선 슈퍼리그까지만이라도 팀을 존속시킬 것을 요청,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다.》
프로팀들은 겨울훈련지를 해외에서 국내로 바꿨다. 프로축구 천안 대전과 프로야구 해태 롯데를 비롯, 대부분의 팀이 해외 전지훈련을 취소했다. 91년초 걸프전 때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올겨울은 제주도가 유난히 붐빌 것으로 보인다.
프로농구는 내년부터 외국인 용병의 트라이아웃 캠프를 국내에서 연다. 24일 시작될 농구대잔치 일정도 당초 2월말에서 2월초까지로 단축된다. 핸드볼큰잔치는 지방대회를 없애고 서울 성남 의정부에서 열린다.
대중 스포츠로 정착단계에 있는 골프장은 서비스개선으로 불황타개에 나섰다. 업주측은 그린피를 인하하고 캐디들의 식대를 손님들이 부담하던 관행을 없애기로 결의했다. 골프장은 1월 한달간 휴장했지만 올겨울에는 매주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문을 연다.
대표팀의 산실인 태릉선수촌은 1천96명의 선수단에서 2백61명을 줄여 정예화했다. 해외훈련과 외국인 코치의 초청은 가급적 자제할 방침이다. 현재 9종목 10명의 외국인 코치는 단계적으로 줄일 계획이다.
내년 2월 열리는 나가노동계올림픽에도 입상 가능종목을 위주로하여 선수단을 줄이기로 했다. 선수들의 식비와 수당은 동결시키는 선에서 예산을 잡았다.
태권도연맹은 전세계에 퍼져 있는 해외사범들의 달러 보내기 운동을 벌인다. 프로야구의 가장 큰 행사인 11일 골든글러브 시상식 때는 TV생중계를 없앴다. 화환을 8개구단이 공동으로 한 개만 해 이때 절약한 70만원을 불우이웃돕기 성금에 기탁한 것은 작지만 큰 실천이었다.
비온 뒤 땅이 더욱 굳어지는 게 자연의 섭리. 체육계의 자구노력은 어쩌면 튼실한 내일을 위해 이미 한번쯤 거쳐야 했을 과정인지도 모른다.
〈장환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