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몸값 8억원… 국내 최고가 숫말 등장

  • 입력 1997년 10월 3일 19시 57분


말 한마리 값이 무려 8억원. 한국경마사상 최고 몸값의 번식마가 등장했다. 한국마사회가 지난달말 들여온 이 말은 미국산 씨수말(종모마) 「라시그니」(6세). 이 말은 올초까지 미국에서 최상위등급인 G1급 레이스 우승을 포함해 27전 8승, 2위 2회의 탁월한 성적을 거둔 명마. 도입과정에 드는 부대비용을 제외하고 순수한 몸값만 89만달러(8억원). 국내에서 지금까지 가장 고가였던 「로스트마운틴」(5억9천만원)보다 무려 2억원이나 비싼 몸이다. 지난해 일본에 3천만달러(2백70억원)에 팔린 95유럽챔피언 「람타라」나 2천만달러(1백80억원)짜리 「선데이 사일런스」(89년 미국대표마)에는 어림없지만 국내에선 최고의 명마로 불리기에 결코 손색이 없다. 혈통을 중시하는 경마의 특성상 우수한 번식마 확보는 우승의 선결조건. 특히 직접 씨를 내리는 수말에 대한 예우는 극진하기 그지없다. 씨를 받기 원하는 암말이 수개월 전에 미리 예약을 하고 차례를 기다릴 정도. 외국의 경우 최상급 씨수말이 한번 씨내림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은 1억원대. 올해 27세로 11년째 씨수말로 활동중인 「미스터 프로스펙터」는 씨값이 17만5천달러(1억5천만원)에 달한다. 「라시그니」는 「노던댄서」계열과 함께 현대경주마의 양대산맥을 이루는 「네이티브댄서」의 직계. 뼈대있는 집안출신이지만 마사회는 국내생산기반 확대를 위해 씨값은 받지 않기로 했다. 「라시그니」는 검역절차를 마친 뒤 전용마방과 목초지 등 쾌적한 환경을 갖춘 제주육성목장에서 호화생활을 하게 된다. 매년 봄부터 시작되는 4개월여의 번식기동안 암말들에 씨를 내리는 것이 유일한 일과. 말 팔자 치고는 최고인 셈이다. 〈이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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