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초점]고교야구 「프로바람」 거세다

  • 입력 1997년 9월 26일 20시 31분


고교야구도 이제 아마추어의 보루는 아니다. 선수들은 아마야구의 「명예」보다 프로야구의 「돈」을 우선으로 친다. 배명고 2년생 에이스 박기범은 24일 동대문구장에서 열린 제51회 황금사자기쟁탈 전국지구별초청 고교야구대회(동아일보사 대한야구협회 공동주최) 마산고와의 준준결승에서 「고별전」을 치렀다. 그는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인천고로 전학한다. 프로야구 현대로부터 99년 고졸 우선지명을 받기 위해서다. 주민등록상 거주지를 인천으로 바꿔놓았기 때문에 전학에 따른 법적인 문제는 없다. 80년대 졸업정원제 실시 이후 일반 고교의 중위권 학생들과 특수고 학생들이 대거 학교를 옮기거나 그만둔 경우는 있었지만 프로팀에 입단하기 위해 학교를 옮긴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함께 올 고교야구의 판도는 프로출신 지도자를 영입한 팀이 한결같이 강세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청룡기 봉황기대회 2관왕 신일고는 쌍방울감독을 지낸 한동화씨가 지난해부터 이끌어 왔다. 황금사자기대회에서 8강에 올라있는 영남세의 선봉장 경남고는 빙그레 2군감독 출신의 정연회씨가 지휘봉을 잡고 있다. 순천 효천고는 OB에서 1백승 투수의 반열에 올랐던 장호연씨가 감독을 맡아 창단 2년만에 팀을 정상권으로 올려놓았다. 복병 청주기계공고는 OB 투수출신인 구동우씨가 코치를 맡고 있다. 한편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올해부터 대학생뿐만 아니라 고교생들에게도 손길을 뻗침에 따라 이들의 몸값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상태. 배명고 4번 정현택은 고교타자중 최고액인 2억8천만원에 LG와 입단 합의를 한 상태. 광주일고 거포 최희섭은 해태로부터 고졸 사상 최고액인 3억원을 제시받았지만 선뜻 도장을 찍지 않고 있다. 〈장환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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