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97동아국제마라톤에서 우승하며 일약 세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중고신인」 아벨 안톤(36·스페인)이 97아테네 세계선수권대회마저 석권했다.
안톤은 10일 오후 그리스 아테네 마라톤평원을 출발, 파나시나이콘 스타디움에 이르는 42.195㎞의 고대올림픽 코스를 2시간13분16초만에 달려 지난 대회 챔피언이자 팀동료인 마르틴 피스(2시간13분21초)를 5초차로 따돌리고 월계관을 썼다.
20㎞지점까지 중위권에서 호흡을 가다듬던 안톤은 반환점을 통과한 뒤 속도를 내기 시작, 25㎞지점부터는 선두 피스의 뒤를 그림자처럼 따라붙었다.
지난해 장거리에서 마라톤으로 전향한 그는 동아국제마라톤때 안데레이 리마(브라질)를 따돌릴 때처럼 이날도 스타디움 바로 앞에서 무서운 속도로 질주, 피스를 여유있게 따돌리며 선두로 골인했다.
한국은 백승도(2시간22분40초·한전)가 26위에 그쳤고 장기식(상무)은 중도기권했다.
앞서 열린 여자 4백m계주에선 미국이 우승, 두번째 주자로 뛴 마리온 존스가 1백m에 이어 대회 첫 2관왕에 올랐다. 존스는 그러나 여자 멀리뛰기에선 10위(6m63)에 그쳐 3관왕등극에는 실패했다.
「철의 여인」 안나 퀴롯(쿠바)은 여자 8백m 결승에서 1분57초14를 기록, 93슈투트가르트대회 우승자인 마리아 무톨라(1분57초59·모잠비크)를 제치고 1위를 해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여자 5천m 결승에선 올시즌 최고기록 보유자 가브리엘라 스자보(루마니아)가 14분57초68를 마크, 지난해 애틀랜타올림픽 챔피언이자 세계기록보유자인 페르난다 리베이로(14분58초85·포르투갈)를 꺾고 우승했다.
한편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미국 남자 4백m 계주팀은 예선 1회전 1조 경기에서 배턴을 떨어뜨리는 실수를 범하며 경기를 중도포기, 95년 대회때와 똑같이 실격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