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세 이상 초고령자 45% 혼자 살아…10명중 6명 “외롭다”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6월 16일 11시 19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인근 무료급식소 앞에서 노인들이 길게 줄 서 있다. 2025.02.20 뉴시스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인근 무료급식소 앞에서 노인들이 길게 줄 서 있다. 2025.02.20 뉴시스
90세 이상 초고령자 10명 중 6명은 외로움을 경험하고, 4명 중 1명은 우울감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64%는 중간 이상 수준의 신체기능을 유지했지만 58%는 영양불량 또는 영양불량 위험군에 해당했다.

16일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지난해 실시한 ‘한국인 초고령자 코호트 구축 조사체계 개발 및 예비조사’ 결과에 따르면 90세 이상 노인 118명 중 57.6%(68명)가 ‘높은 수준의 외로움을 경험하고 있다’고 답했다.

전체 대상자 중 24.6%(29명)는 약간 이상의 우울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은 15.2%가 약간 우울, 13.6%가 중등도 이상의 우울감을 느끼고 있다고 응답했다. 조사 대상자 중 6명은 최근 1년 내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또 전체의 72.9%(86명)는 운동능력, 자기관리, 일상 활동, 통증·불편감, 불안·우울 등 건강 관련 삶의 질 평가 항목 가운데 최소 1개 이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신체 기능은 비교적 양호했다. 보행속도와 균형, 의자에서 일어서기 등을 평가한 결과 전체의 63.6%(75명)가 중간 이상 수준의 신체기능을 유지했다. 반면 전체의 57.6%(68명)는 영양불량 또는 영양불량 위험군에 해당했다. 특히 여성의 영양불량 또는 영양불량 위험군 비율은 70.8%로 남성(41.6%)보다 높았다. 정상 영양 상태를 유지하는 비율도 여성에서 더 낮게 나타났다.

사회적 취약성도 확인됐다. 전체의 65.3%(77명)는 배우자와 사별한 경험이 있었고 44.9%(53명)는 혼자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일상생활 수행 능력이 있고 지역사회에서 거주하는 90세 이상 노인 11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초고령자들이 양호한 신체 기능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지만 외로움과 우울, 영양불량 등 잠재적 취약성을 동시에 안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초고령자의 신체·정신·사회적 특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맞춤형 건강관리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립보건연구원은 2028년까지 90세 이상 노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한국인 초고령자 코호트’를 구축해 성공적 노화의 결정 요인을 규명하고, 초고령자 보건의료 정책 수립을 위한 근거자료를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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