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인천 청라하늘대교 전망대로 연결되는 해상 보행로 출입문이 군 당국의 통제로 자물쇠가 채워진 채 닫혀 있다. 공승배 기자 ksb@donga.com
세계에서 가장 높은 해상교량 전망대로 기네스북에 오른 인천 청라하늘대교 관광시설이 이달 개장했지만, 주 출입로인 해상 보행로가 통제돼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군 당국이 “사전에 설치하기로 협의했던 해안 감시 장비 등이 아직 갖춰지지 않았다”며 출입을 통제한 것인데, 통제 해제를 요구하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군 당국 간 갈등도 커지고 있다.
26일 오전 찾은 인천 청라하늘대교 전망대 입구. 전망대로 갈 수 있는 해상 보행로 출입문은 자물쇠가 채워진 채 굳게 닫혀 있었다. 출입문에는 ‘군부대 임의 시건 중’이라는 문구와 함께 우회 출입을 안내하는 표지판이 붙어 있었다. 이 문을 지나면 해상 보행로를 통해 전망대로 쉽게 갈 수 있지만, 출입이 통제되면서 방문객들은 교량 상부에 있는 자전거도로 겸용 인도를 이용해야 했다. 자전거도로 겸용 인도 곳곳에는 보행자와 자전거 통행에 주의하라는 안내 문구가 설치돼 있었다.
26일 오전 인천 청라하늘대교 교량 상부 자전거도로 겸용 인도에 보행자와 자전거 통행에 주의하라는 안내 문구가 설치돼 있다. 공승배 기자 ksb@donga.com인천경제청에 따르면 육군 17사단은 이달 10일부터 해상 보행로 출입문에 자물쇠를 채워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이 보행로는 전망대로 연결되는 출입로 2곳 중 하나로, 인천경제청이 주 출입로로 계획했던 곳이다.
군 당국이 해상 보행로 출입을 통제한 이유는 ‘보안’ 때문이다. 청라하늘대교 일대가 군의 해안 경계 작전 지역인 만큼 관광시설 내 경계 작전에 필요한 시설과 장비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아 개방이 어렵다는 게 군 측 입장이다.
인천경제청은 대교 건립 당시 군 당국과 협의해 시설 내 원거리·중·근거리용 폐쇄회로(CC)TV 카메라와 감시용 드론 등을 배치하기로 했지만, 장비의 해외 수입 일정이 지연되면서 아직 설치를 완료하지 못했다. 인천경제청은 수입 일정 등을 고려하면 7월 말쯤 설치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이런 상황을 설명하며 시민 불편과 안전 문제 등을 이유로 군 당국에 두 차례 출입 통제 해제를 요청했다. 하지만 군 당국이 통제를 유지하자 “29일 오후 1시까지 자물쇠를 풀지 않으면 행정대집행을 통해 철거하겠다”고 통보한 상태다.
불편은 고스란히 시민들의 몫이 되고 있다. 전망대로 가려면 해상 보행로 대신 교량 상부로 우회해야 하는데, 이 길은 자전거도로 겸용 인도라 안전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경사진 도로를 이용해야 해 장애인 등 교통약자들의 불편은 더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청라하늘대교는 이달 7일 전망대 개장에 이어 15일부터 해발 184m 높이의 주탑 외곽을 걷는 ‘엣지워크’까지 운영을 시작하면서 매주 주말 입장권 대부분이 사전 매진될 정도로 많은 시민이 찾고 있다.
인천경제청 영종청라기반과 관계자는 “해당 지역은 군사 보호 목적이 아니라 국가중요시설 보호를 위해 철책이 설치된 곳으로, 군사보호구역이 아님에도 출입을 통제하는 조치는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며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법률 검토를 거쳐 자물쇠 철거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육군 17사단 관계자는 “대교 건설 당시 경계 작전에 필요한 시설과 장비를 설치하기로 협의한 바 있다”며 “안보는 절대 소홀히 할 수 없는 사안인 만큼 협의 사항이 이행되면 제반 요소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해상 보행로 개방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