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는 개정안 발의조차도 안돼
법인약국 금지 약사법 24년 유지
헌법불합치 선거구는 되레 증가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의 모습. 2026.3.25 뉴스1
헌법재판소 설립 이래 헌재가 헌법에 어긋난다는 결정을 내렸지만 아직까지 개정되지 않은 법률이 총 27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선거구 획정과 관련한 헌재 결정조차 반영되지 않은 것을 두고 “여아가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느라 헌재 결정을 무시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7일 헌재에 따르면 1988년 헌재 설립 이래 위헌 법률 15건과 헌법불합치 법률 12건 등 총 27건이 헌재 결정에도 여전히 개정되지 않았다. 헌재는 특정 법률이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단할 경우 ‘단순 위헌’ 또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다. ‘단순 위헌’의 경우 법률이 헌재 결정 즉시 효력을 상실하는데, 법 효력 상실에 따른 사회적 혼란이 우려될 경우 헌재는 한시적으로 법 효력을 유지시키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이 경우 국회는 개정 시한 안에 법을 개정해야 하며, 개정 시한이 지나면 법률은 효력을 잃게 된다.
헌재는 지난해 10월 전북도의원 장수군 선거구에 대해 “시도의원 선거구 획정 시 인구 편차가 평균 인구수의 50%를 넘어선 안 된다”는 원칙에 어긋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2019년부터 헌재는 평균 인구수를 기준으로 가장 인구가 많은 선거구와 가장 적은 선거구 간 인구 비율이 3 대 1을 넘으면 안 된다는 원칙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난달 진행된 선거구 획정에서 전북도의원 선거구는 헌재 결정에 맞춰 조정되지 않았다. 관련 헌법소원을 제기했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김준우 변호사에 따르면 전북도는 물론이고 헌재 기준에 어긋나는 선거구가 기존 17곳에서 29곳으로 오히려 늘었다. 평균 인구수가 적은 전남과 평균 인구수가 많은 광주 지역이 통합됐지만 이에 맞춘 선거구 조정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헌재 연구관 출신 변호사는 “2018년 지방선거부터 헌재가 천명해 온 원칙을 국회가 대놓고 무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헌법불합치 전체 12건 중 3분의 1에 달하는 4건은 아직 후속 법률안 발의조차 안 된 상태로 논의의 첫발조차 떼지 못했다. 또 6건은 발의 이후 아직까지도 소관 국회 상임위원회에 머물러 있고, 1건은 법안이 국회 본회의에 부의된 상태다. 1건은 상임위 논의 과정에서 법률안이 폐기됐다.
법인의 약국 설립을 금지하는 약사법의 경우 2002년 “약사들만으로 구성된 법인에도 약국 개설을 금지하는 것은 적정하지 않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이 나왔지만, 약사회 등의 반대에 부딪혀 24년이 되도록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옥외 야간집회를 일률적으로 금지한 집시법과 낙태죄를 규정한 형법도 아직 개정이 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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