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리퍼 신고 동네에서 15분 안에 해결”…경기도 ‘슬세권 명당’은 수원

  • 동아일보

경기연구원 ‘슬세권 보고서’ 분석 결과
수원시 양호지역 비율 83.1%…도내 1위
편의시설 많을수록 전월세 거래 ‘16배’ 폭증

수원시 제공
수원시 제공
직장인 최모 씨(32)는 최근 이사를 결정하면서 ‘슬세권’인지를 가장 먼저 따졌다. ‘슬세권’은 슬리퍼를 신고 나갈 수 있는 거리 안에 핵심 편의시설이 밀집한 지역을 의미한다. 최 씨는 집 근처에서 카페, 편의점은 물론 병원과 공원까지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지가 삶의 질을 결정한다고 믿는다. 최 씨처럼 ‘슬세권’ 선호 현상이 실제 통계로도 확인됐다. 경기도에서 이런 생활 편의성이 가장 뛰어난 도시는 수원시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원컨벤션센터 일대
수원컨벤션센터 일대
● 슬세권 양호 지역…수원 압도적 1위

경기연구원은 최근 슬세권을 완성하는 4대 필수 시설로 △기초상업(편의점, 마켓, 카페, 음식점) △생활지원(세탁소, 잡화점 등) △필수의료(내과·소아과 등 의원 및 약국) △공공여가(공원 등 휴식 공간)를 꼽았다.

이를 바탕으로 경기도 전역을 500m 단위의 격자 4만2000개로 나눠 분석한 ‘슬세권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수원시는 명당과 보통 수준을 포함한 ‘슬세권 양호 지역’ 비율이 83.1%에 달했다. 경기도 전체 평균인 30.4%를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치로, 경기도내 31개 시군 중 압도적인 1위다.

수원시는 전체 유효 격자 391개 중 325개가 이 기준을 충족했다. 지수가 60을 넘는 ‘명당’ 격자 개수는 2위 도시보다 24개나 많아, 단순히 시설이 많은 것을 넘어 고도로 밀집되어 있음을 증명했다.
수원시 광교 전경
수원시 광교 전경
● 명당 지역 전월세 거래 16배 많아

슬세권은 단순한 주거 트렌드를 넘어 부동산 시장의 핵심 지표로도 작동하고 있었다. 슬세권 지수가 높은 ‘명당’ 지역의 전월세 거래 발생 비율은 88.5%를 기록했다. 반면 편의시설이 부족한 ‘취약’ 지역의 거래 비율은 5.5%에 불과했다.

이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멀리 나가지 않고 동네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수요”가 강력하게 형성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동네 편의시설이 잘 갖춰질수록 사람이 모이고, 주택 수요가 몰리며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는 선순환 구조가 확인된 셈이다.

수원시청 전경
수원시청 전경
수원시는 이번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도보권 도시’로서의 위상을 굳힌다는 구상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앞으로 역세권 복합개발을 통해 주거, 업무, 의료, 교육, 여가를 단 15분 거리 내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라고 밝혔다.

경기연구원 관계자는 “슬세권은 단순한 유행어가 아니라 도시의 경쟁력을 나타내는 척도”라며 “도시 계획 단계에서부터 이런 필수 시설들이 유기적으로 배치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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