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살고 싶어요” 현금 10억 든 외국인 더 온다

  • 동아일보

부동산 투자하면 거주·영주권 ‘투자이민제’
4월 만료 앞두고 내년 말까지 연장 결정
제주와 인천·부산·전남 등 5개 지역 대상
투자 가장 활발한 제주선 중국인 90%↑
사회적 갈등 야기로 해외에선 폐지 추세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송악산. 이 일대 부지는 중국 투자기업이 2011년부터 2013년까지 190억 원에 매입했지만, 난개발 우려와 법정 공방으로 인해 제주도가 3배 이상인 580여억 원을 주고 다시 매입했다. 동아일보 DB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송악산. 이 일대 부지는 중국 투자기업이 2011년부터 2013년까지 190억 원에 매입했지만, 난개발 우려와 법정 공방으로 인해 제주도가 3배 이상인 580여억 원을 주고 다시 매입했다. 동아일보 DB
제주와 인천 등 전국 5개 지역의 관광·휴양시설 투자이민제도 운용 기간이 일괄 연장된 것으로 확인됐다. 2010년 ‘부동산 투자이민제’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이 제도는 외국인이 10억 원 이상 부동산에 투자하면 경제활동이 자유로운 거주 자격(F-2)을 부여하고, 일정 기간 투자 상태를 유지하면 영주 자격(F-5)을 부여한다.

3일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8일 고시를 통해 제주와 부산 오시리아 관광단지, 인천(영종·송도·청라), 강원(평창·동해), 전남 여수(경도·화양) 등 전국 5개 지역의 관광·휴양시설 투자이민제도 시행 기간을 2027년 12월 31일까지 일괄 연장했다. 이들 지역은 올해 4월 30일 제도 시행 만료를 앞두고 있었다.

투자이민제도는 관광단지 및 관광지 내 휴양 체류 시설에 10억 원 이상을 투자하면 경제활동이 가능한 거주 자격(F-2)을, 5년간 투자 상태를 유지하면 영주권(F-5)을 주는 제도다. 2010년 제주에서 처음 시작된 이후 다른 지역으로 확대됐다. 당초 투자액은 5억 원이었지만, 영주권을 얻은 후 투자금을 바로 회수하는 ‘먹튀’ 논란과 공교육·의료보험 혜택, 지방선거 참정권까지 부여하는 영주권을 남발한다는 지적 등으로 인해 2023년 5월 법무부가 액수를 2배로 늘렸다.

투자이민제가 가장 활발한 지역은 제주다. 투자 현황을 보면 2023년 37건(289억9500만 원), 2024년 17건(202억1200만 원), 지난해 24건(203억1300만 원) 등 최근 3년간 외국인이 투자이민용으로 78채(695억2000만 원)의 부동산을 사들였다. 국적으로 보면 중국인이 90% 이상이다. 이는 직전 3년(2020~2022년) 80억7000만 원보다 8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제주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은 실적은 미미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해외에서는 부동산을 이용한 투자이민제가 사라지는 추세다. 김형진 이민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연구 보고서 ‘국내 투자이민제도의 현황과 과제’에서 “해외에서는 외국인의 부동산 투자가 시장 과열로 이어지는 데다 불법 자금이 자국 내 부동산으로 유입된다는 우려까지 겹치며 제도를 폐지하는 추세”라며 “실제 2010년 홍콩, 2012년 캐나다, 2022년 뉴질랜드, 2023년 포르투갈, 2024년 호주와 스페인 등이 부동산 투자이민제를 폐지했다”고 설명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사회적 갈등으로 인해 여론의 관심을 받는 간접 투자이민 외에 직접 투자를 활성화해야 한다”며 “외국인 창업 기업 중 사업성을 갖춘 기업이 국내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나 제도를 조성하고, 국민 고용 등을 고려해 거주·영주권을 보장하는 직접 투자로 방향 전환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관계자는 “제도 만료를 앞두고 지자체별로 연장 여부를 물었고, 모두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연장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며 “이어 투자이민 협의회를 통해 연장을 결정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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