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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착한가격업소’를 신청하는 업소가 제주도에서 크게 늘었다. 손님 유인 효과에 더해 전기, 가스요금 등 각종 인센티브도 받을 수 있어서다. 9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착한가격업소 신규 선정 업소는 86개다. 이는 2022년 57개, 2023년 100개, 2023년 76개보다 많은 수치다. 올해 상반기에만 1년 치 수준의 업소가 몰린 것이다. 착한가격업소는 저렴한 가격과 친절한 서비스로 제주 지역 물가 안정에 기여하는 업소를 매년 상·하반기 모집하는 정책이다. 신청 가능 업종은 요식업, 숙박업, 세탁업, 이미용업 등으로 다양하지만, 요식업이 대부분을 이룬다. 제주도는 장기간 경기침체 속에서 ‘착한가격’이라는 간판을 달고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업소가 많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선정 이후 2년 동안 매월 상수도 사용 요금 최대 55t(8만550원)을 감면, 1년에 2번 전기·가스요금 각 50만 원씩 지원, 24만 원 상당의 맞춤형 물품 제공 등 다양한 혜택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신규 선정된 86개 업소도 가격을 경쟁력으로 내밀었다. 실제 짜장면 5000원, 김치찌개 7000∼8000원, 칼국수 7000∼8000원에 제공하는 업체가 선정됐다. 새로 선정된 착한가격업소들은 앞으로 2년간 운영된다. 제주도는 선정 이후에도 각 행정시 별 모니터단을 통해 매월 현장을 점검해 가격 인상 여부, 위생 상태, 서비스 수준을 지속해서 관리할 예정이다.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
“10년 넘게 살았는데 이렇게까지 메마른 적은 없었어요. 여기가 강릉의 주 취수원인데 식수까지 고갈되는 거 아닐까 걱정입니다.” 8일 강원 강릉시 오봉저수지에서 카페 겸 식당을 운영하는 최성우 씨(54)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오봉저수지는 강릉 일대에 농업용수는 물론이고 식수 등 생활용수까지 공급한다. 하지만 이날 저수율은 32%에 그쳤다. 하루 뒤인 9일에는 30.9%까지 떨어졌다. 여름철 평년 저수율(60%대)의 절반 수준이다. 문제는 이런 물 부족이 오봉저수지만의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전국이 마른장마와 폭염으로 인해 ‘여름 가뭄’을 겪고 있다.● 장마철인데 물 바닥… 때 아닌 ‘여름 가뭄’이날 오봉저수지에는 황톳빛 맨바닥이 군데군데 드러나 있었다. 물이 마른 지 오래돼 풀까지 자란 곳도 눈에 띄었다. 저수지 인근 마을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원예영 씨(61)는 “물이 안 들어오니 고인물이 썩어서 냄새까지 난다”고 했다. 당분간 비 소식도 없어 저수율 반등은 기대하기 어렵다. 오봉저수지를 관리하는 한국농어촌공사 강릉지사 관계자는 “저수율이 얼마나 더 떨어질지 가늠할 수 없다”며 “지금 상태로는 마을 하천 등으로 물을 방류할 여유가 없다”고 전했다. 강릉시는 지난달 13일부터 대형 건축물에서 나오는 유출 지하수를 하루 1000t가량 보조 수원으로 확보해 사용하고 있다. 이틀은 급수, 이틀은 단수를 하는 제한 공급을 시작한 데 이어 이달 1일부터는 이틀 급수, 삼일 단수를 시행 중이다. 저수율이 25% 밑으로 떨어질 경우 인근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아 저수지에 물을 채우는 ‘비상 급수’도 고려하고 있다. 문제는 다른 지역도 여유로운 상황이 아니라는 점이다. 한국농어촌공사의 농업용 저수지 저수율 현황 자료에 따르면 9일 기준 각 지역 평균 저수율은 강원 49.5%, 제주 53.9%, 전남 57.8%, 전북 58.9%로, 평년 평균(64.2%)보다 많게는 15% 가까이 낮았다. 강릉 사천저수지 저수율은 20.6%, 전남 완도군 노화면 넙도저수지는 26%에 그쳤다. 한 해 중 비가 가장 많이 내리는 장마철에 때 아닌 가뭄이 찾아온 건 장마전선이 평년보다 빨리 북상하면서 ‘비 없는 장마’, 이른바 마른장마가 지속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일부 지역의 강수량은 예년 대비 크게 줄었다. 남부지방은 지난달 19일 장마가 시작돼 불과 12일 만인 이달 1일 끝났다. 제주는 14일 만인 지난달 26일 장마가 종료됐다. 두 지역 모두 역대 두 번째로 짧은 장마다. 특히 제주에선 장마 기간 중 비가 온 날이 8.5일뿐이었고, 강수량도 117.8mm로 역대 네 번째로 적었다. 강릉의 올해 누적 강수량은 234.9mm로 평년의 절반에 불과하다. 여기에 이달 상순부터 전국에 기록적인 폭염까지 겹치면서 가뭄이 더 심해졌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김준일 강릉시 구정면 어단2리 이장(72)은 “귀농해서 농사지은 지 18년째인데 이런 가뭄은 처음 본다”고 했다. ● 농가들 “기우제라도 지내고 싶은 마음”폭염과 가뭄이 장기화되며 농민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제주에서 30년 가까이 수박을 재배해 온 김수한 제주시 신엄리 이장은 “작년보다 비가 현저히 적게 내리고, 저수지까지 마르다 보니 수확량 감소가 우려된다”고 했다. 그는 “과실이 햇빛에 타는 일소 피해를 막기 위해 중간 이상 자란 수박에 신문지를 씌워놨다”며 “물을 실컷 뿌리고 싶지만 여건이 안 되니 기우제라도 지내고 싶은 심정”이라고 했다. 농업용 저수지 외에도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저수지의 수위가 계속 낮아질 경우 식수 공급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강릉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TV 자막, 출퇴근길 홍보 등을 통해 시민들에게 물 절약을 당부하고 있다. 대형 숙박업소와 공공기관 등에도 협조를 요청했다. 완도군은 해수를 식수로 바꾸는 해수 담수화 시설을 가동해 섬 지역에 물을 공급할 예정이다. 박석순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명예교수는 “한국은 비가 집중되는 3개월 동안 물을 모아 1년을 사용하는 구조여서, 지금처럼 강수량이 부족하면 다음 해 농사와 식수 공급에도 영향이 간다”고 말했다. 이어 “댐에 모인 물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동시에 풍수 지역의 물을 가뭄 지역으로 보낼 수 있도록 수로를 연결하는 등 중장기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강릉=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강릉=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제주=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대한항공 제주여객서비스지점(지점장 황재홍)은 8일 제주관광공사로부터 제주 관광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감사패를 받았다고 밝혔다.이번 감사패는 대한항공이 제주 지역에서 응급환자 항공 이송, 특히 의료용 침대(스트레처) 제공 서비스를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상생을 실천한 점을 인정받아 수여됐다.제주도는 중증 환자 발생 시 육지의 상급병원으로 이송이 불가피하며, 항공기가 사실상 유일한 이동 수단이다. 대한항공은 국내 항공사 중 유일하게 환자가 누운 상태로 이송될 수 있는 스트레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이를 위해 대한항공은 환자 전용 차량과 서비스 전담 직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스트레처 탑승객에게는 항공권 할인 혜택도 제공하고 있다.이러한 서비스로 매년 약 120명의 스트레처 중증 환자와 약 1만 명에 이르는 휠체어 이용 교통약자 승객이 대한항공을 이용하고 있다.황재홍 지점장은 “제주의 책임 있는 기업으로서, 응급 이송이 필요한 도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안전하고 편리한 항공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ChatGPT에게 묻기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착한가격업소’를 신청하는 업소가 제주도에서 크게 늘었다. 손님 유인 효과에 더해 전기, 가스요금 등 각종 인센티브도 받을 수 있어서다. 9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착한가격업소 신규 선정 업소는 86개다. 이는 2022년 57개, 2023년 100개, 2023년 76개보다 많은 수치다. 올해 상반기에만 1년 치 수준의 업소가 몰린 것이다.착한가격업소는 저렴한 가격과 친절한 서비스로 제주지역 물가 안정에 기여하는 업소를 매년 상하반기 모집하는 정책이다. 신청 가능 업종은 요식업, 숙박업, 세탁업, 이미용업 등으로 다양하지만, 요식업이 대부분을 이룬다.제주도는 장기간 경기침체 속에서 ‘착한가격’이라는 간판을 달고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업소가 많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선정 이후 2년 동안 매월 상수도 사용요금 최대 55t(8만550원)을 감면, 1년에 2번 전기·가스요금 각 50만 원씩 지원, 24만 원 상당의 맞춤형 물품도 제공 등 다양한 혜택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올해 신규 선정된 86개 업소도 가격을 경쟁력으로 내밀었다. 실제 짜장면 5000원, 김치찌개 7000~8000원, 칼국수 7000~8000원에 제공하는 업체가 선정됐다.새로 선정된 착한가격업소들은 앞으로 2년간 운영된다. 제주도는 선정 이후에도 각 행정시 별 모니터단을 통해 매월 현장을 점검해 가격 인상 여부, 위생 상태, 서비스 수준을 지속해서 관리할 예정이다.제주도 관계자는 “저렴한 가격으로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착한가격업소들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 혜택과 홍보를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했다.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
이주 열풍으로 한때 연간 1만 명 이상 인구가 늘어났던 제주도가 이제는 인구 감소를 걱정하고 있다. 특히 청년층 이탈이 두드러지면서 제주도는 인구 유출을 막기 위해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8일 통계청 제주사무소에 따르면 올 1분기 제주지역 인구 순유출 규모는 216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678명보다 487명 늘어났다. 전체 순유출 인구의 약 83%가 청소년 및 청년층(20, 30대)이었다. 제주에서는 2009년 이후 상당 기간 꾸준히 인구가 증가했다. 2014년에는 순유입 인구가 처음으로 1만 명을 돌파한 데 이어 2016년에는 역대 최다인 1만4632명을 기록했다. 전국적으로 ‘제주살이’가 유행하던 때였다. 하지만 2017년을 기점으로 상승 곡선이 꺾여 순유입 규모가 점차 감소 추세를 보이더니 2023년(―1687명)부터는 들어오는 인구(전입)보다 나가는 인구(전출)가 많아진 곳이 됐다. 급기야 지난해에는 3361명이 제주를 떠나면서 1986년 이후 최대 인구 유출을 기록했다. 인구 순유출은 청년층이 이끌고 있다. 실제 지난해 제주 순유출 인구 중 20대가 절반 이상이었다. 2165명이 빠져나간 올해 1분기 역시 20대 비율이 47.1%였다. 이와 관련해 한국은행은 2023년 6월 발표한 ‘제주지역 청년인구 순유출 분석 자료’를 통해 “(청년층 유출이 많아진 것은) 저임금 등 열악한 근로 환경과 높은 생활물가, 주거 비용 부담, 자영업 불황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위기감을 느낀 제주도는 이달 7일 ‘일자리혁신위원회 회의’를 열고 청년 일자리 대책 등을 논의했다. 주요 논의 내용은 △청년 일 경험 관련 신규 사업 확대 △국가기관과 연계한 일자리 사업 발굴 △청년·노인·경력 단절 여성 등 취업 취약계층 대상 양질의 일자리 확대 방안 마련 △기업 대상 청년 일자리 지원 사업 기준과 조건 완화 △청년들의 근로 환경 개선을 위한 지원 사업 확대 등이다. 아울러 제주도는 올해 ‘맞춤형 일자리 대책으로 고용시장 조기 안정 지원’을 목표로 △6388개 일자리 창출 △고용 취약 분야 긴급 일자리 1649개 창출 △일자리 미스매치 해소 등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제주는 장기적인 경기 침체로 도소매·숙박·음식점업과 건설업 중심으로 취업자가 줄고, 청년층 취업자 수 감소가 지속되는 등 일자리 부족에 따른 양적 미스매치가 심화하고 있다”며 “청년층의 노동시장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정규직 중심의 일자리를 보완하고, 청년들의 일 경험 확대와 지역 정착을 지원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는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항공우주, 그린수소, 미래모빌리티, 친환경·에너지, 로봇, 빅데이터·인공지능(AI), 사이버보안·네트워크, 바이오, 푸드테크 등 관련 기업이 청년 채용 시 월 120만 원, 전문기술인력 채용 시에는 월 220만 원을 1년간 지원하고 있다.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
응급환자가 병상을 찾지 못해 ‘응급실 뺑뺑이’를 도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가운데, 경남도가 전국 최초로 119구급대가 이송을 요청하면 환자를 받을 때까지 병원 내 경보가 울리는 ‘경광등 알림 시스템’을 도입했다. 경남도는 이 시스템을 지난달부터 창원을 비롯한 도내 34개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에 설치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고 8일 밝혔다.● 응급환자 받을 때까지 경광등 알림지난달 21일 오전 7시경 창원시의 한 병원 응급실. 환자 관제 데스크에 설치된 경광등이 번쩍이기 시작했다. 의창구의 한 아파트에서 40대 남성이 경련을 일으킨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가 인근 모든 응급실에 경보를 울린 것이다. 의료진은 즉시 119스마트시스템에 접속해 환자의 맥박 등 활력 징후를 확인한 뒤 ‘환자 수용’ 버튼을 눌렀다. 곧 이 병원으로 이송된 환자는 무사히 치료받았다. 기존에는 구급대원이 응급실에 일일이 전화해 환자 증상을 설명하고 치료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했다. 하지만 경광등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119구급대가 이송 요청을 하면 응급실에 설치된 경광등이 점멸하며 수용 여부를 의료진이 판단하도록 유도한다. 병원이 ‘환자 수용’ 또는 ‘수용 곤란’을 입력할 때까지 경보가 계속된다. 신속한 병원 선정이 가능해진 것이다. 2008년 일본 오사카시가 도입한 ‘마못테(まもって·지켜줘) 네트워크’의 한국판이다. 창원의 한 응급실 간호사는 “이전에는 구급대원 전화가 오기 전까지 환자 발생 사실조차 알 수 없었지만, 이제는 경광등을 통해 곧바로 인지하고 수용 결정을 할 수 있어 매우 유용하다”고 말했다. 봉곡119안전센터 김채율 소방사도 “경광등과 119스마트시스템이 유기적으로 연계되면서 골든타임 확보에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의정 갈등 후 ‘응급실 뺑뺑이’ 2만 명 증가지방자치단체들이 자체적인 자구책 마련에 나서는 이유는 지난해 초 의정 갈등에 따른 ‘의료 대란’ 이후 응급실 뺑뺑이 환자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소방청 119구급서비스 통계에 따르면 119구급대 출동부터 병원 도착까지 1시간 이상 걸린 환자는 2023년 11만3081명에서 지난해 13만3683명으로 18.2%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지난해 1월부터 ‘제주형 24시간 이송·전원 핫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중증 응급질환 치료 가능 병원을 매월 파악해 구급대에 공유하고, 병원이 수용을 거부할 경우 적정 병원을 신속히 섭외하는 체계를 갖췄다. 이를 통해 2024년 한 해 동안 2069명의 환자가 적시에 병원으로 이송됐고, 그중 87.8%가 중증 환자였다. 이 시스템 도입 이후 경증 환자의 병원 이송도 줄어들었다. 2023년 1만5404명이던 경증 환자 수는 지난해 1만2300여 명으로 감소했다. 전북도 소방본부도 1월부터 ‘전북형 응급환자 이송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구급대원이 환자의 중증도와 증상을 119스마트시스템에 입력하면 시스템에 등록된 병원들이 실시간으로 정보를 받아 수용 가능 여부를 회신한다. 이 시스템의 도입으로 지난해 상반기 19분 35초였던 병원 이송 평균 소요 시간이 18분 55초로 40초 단축되는 성과를 거뒀다. 전문가들은 지자체 차원의 이런 노력을 반겼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장은 “전문의와 병상이 부족한 비수도권에서 특효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며 “단기 대책에 그치지 않고 최종 치료 인프라 확충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창원=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제주=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전주=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응급환자가 병상을 찾지 못해 ‘응급실 뺑뺑이’를 도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가운데, 경남도가 전국 최초로 119구급대가 이송을 요청하면 환자를 받을 때까지 병원 내 경보가 울리는 ‘경광등 알림 시스템’을 도입했다. 경남도는 이 시스템을 지난달부터 창원을 비롯한 도내 34개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에 설치하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고 8일 밝혔다.● 응급환자 받을 때까지 경광등 알림지난달 21일 오전 7시경 창원시의 한 병원 응급실. 환자 관제 데스크에 설치된 경광등이 번쩍이기 시작했다. 의창구의 한 아파트에서 40대 남성이 경련을 일으킨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가 인근 모든 응급실에 경보를 울린 것이다. 의료진은 즉시 119스마트시스템에 접속해 환자의 맥박 등 활력 징후를 확인한 뒤 ‘환자 수용’ 버튼을 눌렀다. 곧 이 병원으로 이송된 환자는 무사히 치료받았다.기존에는 구급대원이 응급실에 일일이 전화해 환자 증상을 설명하고 치료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했다. 하지만 경광등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119구급대가 이송 요청을 하면 응급실에 설치된 경광등이 점멸하며 수용 여부를 의료진이 판단하도록 유도한다. 병원이 ‘환자 수용’ 또는 ‘수용 곤란’을 입력할 때까지 경보가 계속된다. 신속한 병원 선정이 가능해진 것이다. 2008년 일본 오사카시가 도입한 ‘마못테(まもって·지켜줘) 네트워크’의 한국판이다.창원의 한 응급실 간호사는 “이전에는 구급대원 전화가 오기 전까지 환자 발생 사실조차 알 수 없었지만, 이제는 경광등을 통해 곧바로 인지하고 수용 결정을 할 수 있어 매우 유용하다”고 말했다. 봉곡119안전센터 김채율 소방사도 “경광등과 119스마트시스템이 유기적으로 연계되면서 골든타임 확보에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의정 갈등 후 ‘응급실 뺑뺑이’ 2만 명 증가지방자치단체들이 자체적인 자구책 마련에 나서는 이유는 지난해 초 의정 갈등에 따른 ‘의료 대란’ 이후 응급실 뺑뺑이 환자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소방청 119구급서비스 통계에 따르면 119구급대 출동부터 병원 도착까지 1시간 이상 걸린 환자는 2023년 11만3081명에서 지난해 13만3683명으로 18.2%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지난해 1월부터 ‘제주형 24시간 이송·전원 핫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중증 응급질환 치료 가능 병원을 매월 파악해 구급대에 공유하고, 병원이 수용을 거부할 경우 적정 병원을 신속히 섭외하는 체계를 갖췄다. 이를 통해 2024년 한 해 동안 2069명의 환자가 적시에 병원으로 이송됐고, 그중 87.8%가 중증 환자였다. 이 시스템 도입 이후 경증 환자의 병원 이송도 줄어들었다. 2023년 1만5404명이던 경증 환자 수는 지난해 1만2300여 명으로 감소했다.전북도 소방본부도 1월부터 ‘전북형 응급환자 이송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구급대원이 환자의 중증도와 증상을 119스마트시스템에 입력하면, 시스템에 등록된 병원들이 실시간으로 정보를 받아 수용 가능 여부를 회신한다. 이 시스템의 도입으로 지난해 상반기 19분 35초였던 병원 이송 평균 소요 시간이 18분 55초로 40초 단축되는 성과를 거뒀다.전문가들은 지자체 차원의 이런 노력을 반겼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장은 “전문의와 병상이 부족한 비수도권에서 특효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며 “단기 대책에 그치지 않고 최종 치료 인프라 확충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창원=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제주=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전주=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이주 열풍으로 한때 연간 1만 명 이상 인구가 늘어났던 제주도가 이제는 인구 감소를 걱정하고 있다. 특히 청년층 이탈이 두드러지면서 제주도는 인구 유출을 막기 위해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8일 통계청 제주사무소에 따르면 올 1분기 제주지역 인구 순유출 규모는 216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678명보다 487명 늘어났다. 전체 순유출 인구의 약 83%가 청소년 및 청년층(20, 30대)이었다.제주에서는 2009년 이후 상당 기간 꾸준히 인구가 증가했다. 2014년에는 순유입 인구가 처음으로 1만 명을 돌파한 데 이어 2016년에는 역대 최다인 1만4632명을 기록했다. 전국적으로 ‘제주살이’가 유행하던 때였다. 하지만 2017년을 기점으로 상승 곡선이 꺾여 순유입 규모가 점차 감소 추세를 보이더니 2023년(―1687명)부터는 들어오는 인구(전입)보다 나가는 인구(전출)가 많아진 곳이 됐다. 급기야 지난해에는 3361명이 제주를 떠나면서 1986년 이후 최대 인구 유출을 기록했다. 인구 순유출은 청년층이 이끌고 있다. 실제 지난해 제주 순유출 인구 중 20대가 절반 이상이었다. 2165명이 빠져나간 올해 1분기 역시 20대 비율이 47.1%였다.이와 관련해 한국은행은 2023년 6월 발표한 ‘제주지역 청년인구 순유출 분석 자료’를 통해 “(청년층 유출이 많아진 것은) 저임금 등 열악한 근로 환경과 높은 생활물가, 주거 비용 부담, 자영업 불황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위기감을 느낀 제주도는 이달 7일 ‘일자리혁신위원회 회의’를 열고 청년 일자리 대책 등을 논의했다. 주요 논의 내용은 △청년 일 경험 관련 신규사업 확대 △국가기관과 연계한 일자리 사업 발굴 △청년·노인·경력 단절 여성 등 취업 취약계층 대상 양질의 일자리 확대 방안 마련 △기업 대상 청년 일자리 지원사업 기준과 조건 완화 △청년들의 근로 환경 개선을 위한 지원사업 확대 등이다.아울러 제주도는 올해 ‘맞춤형 일자리 대책으로 고용시장 조기 안정 지원’을 목표로 △6388개 일자리 창출 △고용 취약 분야 긴급 일자리 1649개 창출 △일자리 미스매치 해소 등을 추진하고 있다.제주도 관계자는 “제주는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도소매·숙박·음식점업과 건설업 중심으로 취업자가 줄고, 청년층 취업자 수 감소가 지속되는 등 일자리 부족에 따른 양적 미스매치가 심화하고 있다”며 “청년층의 노동시장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정규직 중심의 일자리를 보완하고, 청년들의 일 경험 확대와 지역 정착을 지원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한편 제주도는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항공우주, 그린수소, 미래모빌리티, 친환경·에너지, 로봇, 빅데이터·인공지능(AI), 사이버보안·네트워크, 바이오, 푸드테크 등 관련 기업이 청년 채용 시 월 120만 원, 전문기술인력 채용 시에는 월 220만 원을 1년간 지원하고 있다.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
제주도가 육아기 공무원의 방학 기간 양육 부담을 줄이기 위해 근무와 돌봄을 병행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어나더+ 아이함께’ 사업을 시범 운영한다고 7일 밝혔다. 이 사업은 저출산과 돌봄 공백이라는 사회적 문제 속에서, 공직사회가 가족 친화적인 문화를 선도적으로 확산하기 위해 마련됐다. 공무원이 기존 사무공간에서 벗어나 도내 공공시설에서 근무와 돌봄을 연계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시범 운영은 도내 유치원 및 어린이집의 여름방학 기간(7월 28일∼8월 1일) 중 하루씩, 총 2회차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참여 공무원은 자녀와 함께 제주시 관덕로에 위치한 제주소통협력센터로 출근한다. 공무원은 센터에서 원격근무를 수행하고, 자녀는 같은 건물 내 별도 공간에서 그림책 만들기, 연극 놀이, 공예 체험 등 창의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프로그램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며, 점심시간에는 부모와 자녀가 함께 식사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참여 대상은 6∼7세 자녀를 둔 제주도 및 행정시 소속 공무원이며, 이달 8일까지 신청을 받아 선착순 20명을 모집한다. 이번 사업은 제주도와 제주소통협력센터, 센터 내 입주기업이 함께 기획한 민관 협업 모델로 추진됐다. 제주도는 사업 기획과 총괄, 참여자 모집, 운영 조정 및 성과 분석을 담당하고, 제주소통협력센터는 유연근무 공간 제공과 프로그램 운영을 맡는다. 센터 입주기업은 창의체험 콘텐츠를 제공한다.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
제주도가 육아기 공무원의 방학 기간 양육 부담을 줄이기 위해 근무와 돌봄을 병행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제주특별자치도는 ‘어나더+ 아이함께’ 사업을 시범 운영한다고 7일 밝혔다.이 사업은 저출산과 돌봄 공백이라는 사회적 문제 속에서, 공직사회가 가족 친화적인 문화를 선도적으로 확산하기 위해 마련됐다. 공무원이 기존 사무공간에서 벗어나 도내 공공시설에서 근무와 돌봄을 연계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시범 운영은 도내 유치원 및 어린이집의 여름방학 기간(7월 28일~8월 1일) 중 하루씩, 총 2회차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참여 공무원은 자녀와 함께 제주시 관덕로에 위치한 제주소통협력센터로 출근한다. 공무원은 센터에서 원격근무를 수행하고, 자녀는 같은 건물 내 별도 공간에서 그림책 만들기, 연극 놀이, 공예 체험 등 창의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다.프로그램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며, 점심시간에는 부모와 자녀가 함께 식사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참여 대상은 6~7세 자녀를 둔 제주도 및 행정시 소속 공무원이며, 이달 8일까지 신청을 받아 선착순 20명을 모집한다.이번 사업은 제주도와 제주소통협력센터, 센터 내 입주기업이 함께 기획한 민관 협업 모델로 추진됐다.제주도는 사업 기획과 총괄, 참여자 모집, 운영 조정 및 성과 분석을 담당하고, 제주소통협력센터는 유연근무 공간 제공과 프로그램 운영을 맡는다.센터 입주기업은 창의체험 콘텐츠를 제공한다.최명동 제주도 기획조정실장은 “‘어나더+ 아이함께’는 육아기 공무원의 일·생활 균형을 지원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라며 “이번 시범 운영이 공공영역을 넘어 민간과 지역사회로 확산되어, 저출산과 돌봄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선도 모델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
“이 작은 샘물이 흐르고 흘러 한라산 남쪽 최대 하천인 효돈천을 만들었습니다.” 5일 새벽 제주 서귀포시 한라산 영실코스에서 윗세오름을 거쳐 2시간 정도 산을 오르니 물 흐르는 소리가 들렸다. 땡볕에 지칠 대로 지친 참가자들은 간절한 마음을 갖고 물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귀를 기울였다. 이어 안전요원의 안내하에 탐방로에서 벗어나 80여 m를 걸으니 마침내 국내에서 가장 높은 샘인 백록샘(해발 1675m)에 다다랐다. 백록샘에 손을 담가 보니 ‘앗, 차가워’란 말이 바로 나올 정도로 더위를 순식간에 씻어줬다.백록샘은 한라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1970년 3월 이후 단 한 번도 민간에 개방된 적이 없는 곳이다. 이날 백록샘 개방은 국가유산청이 주최하고 제주도가 주관하는 ‘2025 제주 국가유산 방문의 해’ 시즌2 프로그램 중 하나로 진행됐다. 이달 7일부터 24일까지 한시적으로 사전에 신청한 2000여 명에게 공개하기 전에 전문가와 언론 관계자 등 50여 명이 먼저 백록샘을 탐방한 것이다. 김종갑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 과장은 “백록샘에서는 하루 평균 210t가량의 물이 솟아오르고 바닷물까지 장장 18km를 흐른다”며 “화산 지형의 높은 고지에서 물이 나올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지질학적으로 연구 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김찬수 한라산생태문화연구소장은 “한라산을 목장으로 사용하던 시절 백록샘은 목축민들이 생명수처럼 마신 샘”이라며 “백록샘에서 나오는 물이 정확히 어디서 나온 것인지는 조사된 바 없다. 용암이 흐르면서 만들어진 지층 사이를 흐르고 있는 물이 솟아나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백록샘에서 약 40분 거리에 있는 곳(남벽 분기점에서 돈내코 방면 해발 1600m 지점)에서는 ‘구상나무 대표목’ 공개 행사도 함께 열렸다. 대표목의 수고는 6.5m, 밑동 둘레는 40cm, 수령은 72년으로 추정된다.서귀포=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
“이 작은 샘물이 흐르고 흘러 한라산 남쪽 최대 하천인 효돈천을 만들었습니다. 효돈천은 관광 명소이자 물놀이 장소로 잘 알려진 돈내코와 쇠소깍을 품은 하천입니다.”5일 새벽 제주 한라산 영실코스에서 윗세오름을 거쳐 2시간 정도 산을 오르니 물 흐르는 소리가 들렸다. 땡볕에 지칠 대로 지친 참가자들은 간절한 마음을 갖고 물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귀를 기울였다. 이어 안전요원의 안내하에 탐방로에서 벗어나 80여m를 걸으니 마침내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샘인 백록샘(해발 1675m)을 볼 수 있었다. 백록샘은 한라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1970년 3월 이후 단 한 번도 민간에 개방된 적이 없는 곳이다. 백록샘에 손을 담가보니 ‘앗 차가워’라고 할 정도로 더위를 순식간에 씻어줬다.이날 백록샘 개방은 국가유산청이 주최하고 제주도가 주관하는 ‘2025 제주 국가유산 방문의 해’ 시즌2 프로그램 중 하나다. 이달 7일 본격적으로 민간에 공개하기 전에 전문가와 언론 관계자 등 50여 명이 먼저 백록샘을 찾았다.김종갑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 과장(박사)은 “백록샘에서는 하루 평균 210t가량의 물이 솟아오르고 바닷물까지 장장 18km를 흐른다”며 “화산 지형의 높은 고지에서 물이 나올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지질학적으로 연구 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김찬수 한라산생태연문화연구소장은 “한라산을 목장으로 사용하던 시절 백록샘은 목축민들이 생명수처럼 마신 샘”이라며 “백록샘에서 나오는 물이 정확히 어디서 나온 것인지는 조사된 바 없다. 용암이 흐르면서 만들어진 지층 사이를 흐르고 있는 물이 솟아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고 덧붙였다.이날 백록샘에서 약 40분 거리에 있는 곳(남벽분기점에서 돈내코 방면 해발 1600m 지점)에서는 ‘구상나무 대표목’ 공개 행사도 함께 열렸다. 대표목의 수고는 6.5m, 밑동 둘레는 40cm, 나이는 72년으로 추정된다.한라산 구상나무는 1904년 종자가 국외로 반출돼 ‘크리스마스트리’로 개량되면서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나무다. 하지만 기후 변화로 인해 1918년 1168.4ha(헥타르)에 달했던 한라산 구상나무 숲이 2021년에는 606ha로 48.1%(562.4ha) 감소해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됐다.고종석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장은 “구상나무 대표목은 기후변화 연구의 지표종으로 높은 보존 가치를 지닌다”며 “대표목 유전체를 활용해 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품종 개발 등 지속 가능한 구상나무 보전에 쓰일 것”이라고 했다.서귀포=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
제주도가 ‘1·3차 산업 비중이 90%에 육박’하는 기형적인 산업 구조를 바꾸기 위해 신성장산업 기업을 대상으로 인건비를 지원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2일 ‘신성장산업―청년인재 플러스사업’ 참여 기업을 14일까지 모집한다고 밝혔다. 작년 기준 제주 지역내총생산(GRDP) 중 서비스 산업이 79.5%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농림어업(10.3%), 건설업(6.8%), 광업 및 제조업(3.8%)이 그 뒤를 이었다. 이는 GRDP의 89.8%가 농사, 어업, 관광, 숙박, 식당 등 1·3차 산업에서 창출되고 있다는 의미다. 제주도는 이러한 산업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2022년부터 ‘첨단 기술 집약형 제조업’ 육성에 나섰다. 주요 육성 분야는 풍부한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그린수소’, 섬이라는 지리적 이점을 살린 ‘민간 우주 산업’, 청정 환경이 필수 조건인 ‘바이오산업’ 등이다. 이번 플러스사업의 지원 대상은 항공우주, 그린수소, 미래모빌리티, 친환경·에너지, 로봇, 빅데이터·인공지능(AI), 사이버보안·네트워크, 바이오, 푸드테크 등 9개 분야다. 사업에 선정되면 18세 이상 39세 이하 청년 채용 시 월 120만 원, 전문기술인력 채용 시에는 월 220만 원을 1년간 지원받을 수 있다. 단, 청년 인재에게는 제주도 생활임금 수준인 월 244만7390원 이상, 전문기술인력에게는 월 330만 원 이상의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
제주 서귀포시 일대에서 후박나무 수백 그루의 껍질을 벗긴 50대 남성이 자치경찰에 붙잡혔다.제주특별자치도 자치경찰단은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50대 남성 A 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2일 밝혔다.A 씨는 서귀포시 표선면 등지에서 후박나무 100여 그루의 껍질을 벗긴 혐의를 받고 있다. 후박나무 껍질은 민간에서 약재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이번 사건은 지난달 17일 성읍리 일대 임야에서 수십 그루의 나무가 훼손됐다는 신고가 접수되며 알려졌다. 자치경찰 서귀포지역경찰대는 서귀포시 공원녹지과와 함께 현장 확인, CCTV 분석, 토지주 탐문 등을 통해 지난달 27일 A 씨를 검거했다.A 씨는 조사에서 “내가 먹기 위해 껍질을 벗겼다”고 진술했다. 자치경찰은 A 씨가 껍질을 약재로 판매하려 했는지 여부 등 추가 범행 가능성을 수사 중이다.피해를 입은 후박나무는 지난달 말, 서귀포시가 ‘나무 의사’를 통해 응급 치료를 실시했다. 이틀간 껍질이 벗겨진 부위에 황토를 발랐지만, 손상 범위가 커 생존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자치경찰 관계자는 “추가 피해 규모와 여죄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
제주도가 ‘1·3차 산업 비중이 90%에 육박’하는 기형적인 산업 구조를 바꾸기 위해 신성장산업 기업을 대상으로 인건비를 지원한다.제주특별자치도는 2일 ‘신성장산업-청년인재 플러스사업’ 참여 기업을 오는 14일까지 모집한다고 밝혔다.작년 기준 제주 지역내총생산(GRDP) 중 서비스 산업이 79.5%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농림어업(10.3%), 건설업(6.8%), 광업 및 제조업(3.8%)이 그 뒤를 이었다. 이는 GRDP의 89.8%가 농사, 어업, 관광, 숙박, 식당 등 1·3차 산업에서 창출되고 있다는 의미다.제주도는 이러한 산업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2022년부터 ‘첨단 기술 집약형 제조업’ 육성에 나섰다. 주요 육성 분야는 풍부한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그린수소’, 섬이라는 지리적 이점을 살린 ‘민간 우주 산업’, 청정 환경이 필수 조건인 ‘바이오산업’ 등이다.이번 플러스사업의 지원 대상은 항공우주, 그린수소, 미래모빌리티, 친환경·에너지, 로봇, 빅데이터·인공지능(AI), 사이버보안·네트워크, 바이오, 푸드테크 등 9개 분야다.사업에 선정되면 18세 이상 39세 이하 청년 채용 시 월 120만 원, 전문기술인력 채용 시에는 월 220만 원을 1년간 지원받을 수 있다. 단, 청년 인재에게는 제주도 생활임금 수준인 월 244만7390원 이상, 전문기술인력에게는 월 330만 원 이상의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제주도 관계자는 “이번 사업을 통해 청년 인재에게는 지역 내 정착 기반을 마련해주고, 기업에게는 인재 확보를 통한 성장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ChatGPT에게 묻기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
제주를 배경으로 한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제주 관련 검색어까지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관광공사는 1일 폭싹 속았수다 방영 이후 제주 문화 콘텐츠에 대한 관심 변화를 분석한 ‘데이터로 보는 제주 여행―폭싹 속았수다 편’을 발간했다. 데이터 내용은 제주관광 빅데이터 서비스 플랫폼 자료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자료는 소셜미디어와 내비게이션 데이터를 통해 드라마 콘텐츠가 지역 이미지 형성과 관광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했다. 분석 결과 폭싹 속았수다는 기존 제주 배경 드라마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웰컴투 삼달리’, ‘우리들의 블루스’ 등은 안돌오름, 광치기해변, 가파도, 비양도, 오일장 등 촬영지 중심의 연관어가 주로 나타나 제주를 주로 여행지로 소비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폭싹 속았수다는 해녀와 방언, 시대극, 문화 등 제주의 고유문화와 정서를 중심으로 연관어가 나타나 촬영지가 아닌 ‘이야기’ 중심으로 소비했다. 특히 해녀에 대한 관심이 두드러졌다. 언급량은 방영 직전 1, 2월 평균 5000건이었지만, 3월 7460건으로 약 41% 증가했다. 4월과 5월에도 각각 6791건, 7072건을 기록하며 관심이 식지 않았다. 연관 키워드 역시 기존의 ‘음식’, ‘식당’ 중심에서 ‘엄마’, ‘삶’, ‘이야기’ 등 정서적 단어들로 변화하면서 해녀가 제주의 문화적 상징으로 재조명되는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드라마에 등장한 제주 고유의 말투와 표현이 화제를 모으면서 제주 방언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유튜브에서는 3월과 4월 제주 방언을 다룬 콘텐츠가 각각 26편, 32편 업로드됐고, 특히 4월 한 달 동안 누적 조회수가 약 220만 회에 달해 제주어에 대한 호기심이 콘텐츠로 확산하는 경향을 보였다. 드라마 주요 촬영지인 김녕해수욕장과 제주목관아에 대한 방문 및 언급량도 크게 늘었다. 김녕해수욕장의 차량 도착 수는 방영 전 2442대에서 방영 후 4775대로 약 96% 증가했으며, 온라인 언급량도 43% 늘었다. 제주목관아는 차량 도착 수가 75%, 언급량은 45% 증가했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의 자연뿐 아니라 역사와 사람들의 삶을 진정성 있게 담아내며, 제주의 정서적 가치를 세계에 알리는 데 기여한 콘텐츠”라며 “앞으로도 제주 고유의 매력을 담은 콘텐츠가 관광과 연결될 수 있도록 글로벌 마케팅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한편 지난달 30일 이재명 대통령은 문화예술계 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폭싹 속았수다에 대해 “고부갈등, 남존여비의 가부장적 문화 등에 대해 우리는 공감하지만 세계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을까 싶었다. 그런데 남미나 유럽에서도 호평받는 등 엄청난 공감을 받았다”고 칭찬했다.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
제주를 배경으로 한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제주 관련 검색어까지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제주관광공사는 1일 폭싹 속았수다 방영 이후 제주 문화 콘텐츠에 대한 관심 변화를 분석한 ‘데이터로 보는 제주 여행-폭싹 속았수다 편’을 발간했다. 데이터 내용은 제주관광 빅데이터 서비스 플랫폼 자료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이번 자료는 소셜미디어와 내비게이션 데이터를 통해 드라마 콘텐츠가 지역 이미지 형성과 관광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했다.분석 결과 폭싹 속았수다는 기존 제주 배경 드라마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웰컴투 삼달리’, ‘우리들의 블루스’ 등은 안돌오름, 광치기해변, 가파도, 비양도, 오일장 등 촬영지 중심의 연관어가 주로 나타나 제주를 주로 여행지로 소비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폭싹 속았수다는 해녀와 방언, 시대극, 문화 등 제주의 고유문화와 정서를 중심으로 연관어가 나타나 촬영지가 아닌 ‘이야기’ 중심으로 소비했다.특히 해녀에 대한 관심이 두드러졌다. 언급량은 방영 직전 1, 2월 평균 5000건이었지만, 3월 7460건으로 약 41% 증가했다. 4월과 5월에도 각각 6791건, 7072건을 기록하며 관심이 식지 않았다.연관 키워드 역시 기존의 ‘음식’, ‘식당’ 중심에서 ‘엄마’, ‘삶’, ‘이야기’ 등 정서적 단어들로 변화하면서 해녀가 제주의 문화적 상징으로 재조명되는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이와 함께 드라마에 등장한 제주 고유의 말투와 표현이 화제를 모으면서 제주 방언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유튜브에서는 3월과 4월 제주 방언을 다룬 콘텐츠가 각각 26편, 32편 업로드됐고, 특히 4월 한 달 동안 누적 조회수가 약 220만 회에 달해 제주어에 대한 호기심이 콘텐츠로 확산하는 경향을 보였다.드라마 주요 촬영지인 김녕해수욕장과 제주목관아에 대한 방문 및 언급량도 크게 늘었다. 김녕해수욕장의 차량 도착 수는 방영 전 2442대에서 방영 후 4775대로 약 96% 증가했으며, 온라인 언급량도 43% 늘었다. 제주목관아는 차량 도착 수가 75%, 언급량은 45% 증가했다.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의 자연뿐 아니라 역사와 사람들의 삶을 진정성 있게 담아내며, 제주의 정서적 가치를 세계에 알리는 데 기여한 콘텐츠”라며 “앞으로도 제주 고유의 매력을 담은 콘텐츠가 관광과 연결될 수 있도록 글로벌 마케팅을 강화하겠다”고 했다.한편 지난달 30일 이재명 대통령은 문화예술계 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폭싹 속았수다에 대해 “고부갈등, 남존여비의 가부장적 문화 등에 대해 우리는 공감하지만 세계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을까 싶었다. 그런데 남미나 유럽에서도 호평받는 등 엄청난 공감을 받았다”고 칭찬했다.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
제주도가 ‘현대판 김만덕’을 찾고 있다. 김만덕은 1795년 자신의 재산으로 육지의 곡식을 구매해 기근에 시달리던 제주도민을 구휼한 조선시대 대표적 여성 의인으로, 당시 정조로부터 여성 최고 벼슬인 ‘의녀반수(醫女班首)’를 받았다. 30일 제주특별자치도는 ‘2025년 제46회 제주특별자치도 김만덕상’ 수상 후보자를 8월 8일까지 공개 모집한다고 밝혔다. 김만덕상 수상 대상자는 순수한 이웃사랑 실천, 경제 활동으로 얻은 이윤 나눔 등 헌신적 활동을 통해 국가와 지역사회에 기여한 국내 거주 여성이다. 수상자에게는 상장과 함께 500만 원이 수여된다. 올해는 후보자 추천과 심사 전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한층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범죄 이력 등 결격 사유를 엄격히 심사하고, 후보자의 공적은 현지 실사 및 공적 공개 등을 통해 다각도로 검증할 계획이다. 또한 심사위원회 구성 시 도외 위원 참여를 의무화해 지역 편중을 방지하고 전문성을 높인다. 제주도는 전국 각지에서 훌륭한 여성 인재가 추천될 수 있도록 언론 홍보 및 관계기관·단체에 대한 홍보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후보자 추천은 전국 시도지사, 교육감, 기초지자체장, 역대 수상자, 재외도민회, 각급 사회단체장뿐만 아니라 20세 이상 대한민국 국민 20인 이상이 연서하면 가능하다. 필요 서류는 추천서, 이력서, 공적조서(명함 사진 포함), 공적 증빙자료 등이며, 제주도 성평등여성정책관으로 방문 또는 우편 제출하면 된다. 후보자 접수 마감 이후에는 심사위원회를 통해 9월 중 공적 확인 조사와 심사를 거쳐 최종 수상자를 선정하고, 10월 18일 ‘제46회 만덕제’ 기념식에서 시상할 예정이다.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
전국에서 유일하게 ‘음주운전 신고 포상제’를 실시하고 있는 제주에서 포상금 수령 액수가 매년 늘고 있다. 2023년 9월 11일부터 시행된 포상제는 면허 정지(혈중알코올농도 0.03~0.08%), 취소(혈중알코올농도 0.08% 이상) 구분 없이 음주운전을 신고하면 포상금 10만 원(1인당 연간 최대 5회)을 지급하는 제도다.30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연도별 음주운전 신고 건수는 2023년 5840건, 2024년 5957건, 올해 5월 기준 1959건이다. 이 가운데 음주운전 신고를 통해 포상금을 받은 경우는 2023년 63만 원(13명), 2024년 840만 원(84명), 2025년 570만 원(57명)이다. 신고 건수 대비 포상금 수령이 적은 이유는 신고자 대부분이 포상금을 신청하지 않아서라고 경찰은 설명했다.같은 기간 제주에서 발생한 음주운전 사고는 2023년 123건, 2024년 107건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제주경찰 관계자는 “음주운전 신고 포상제를 모르고 신고한 경우라도 포상금을 신청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며 “여기에 지구대, 파출소, 주요 교차로 전광판 홍보로 신고 건수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했다.제주에서는 앞서 2012년 1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음주운전 신고 포상제를 시행한 바 있다. 당시 포상금은 1건당 30만 원이었지만, 2013년 4월부터는 혈중알코올농도 수치에 따라 면허 취소는 30만 원, 정지는 10만 원으로 차등 지급됐다. 하지만 포상금 재원 부족은 물론 신고가 급증하면서 경찰의 업무 부담도 커졌고 포상제는 6개월 만에 중단됐다.이후 2023년 4월 제주도의회가 도내에서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가 한해 300건에 이르는 등 문제가 커지자 음주운전 신고 포상금 지급 근거 규정을 신설한 ‘제주 자치경찰 사무 및 자치경찰위원회 운영 등에 관한 조례 개정안’을 가결하면서 11년 만에 포상제가 부활했다.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
제주도가 ‘현대판 김만덕’을 찾고 있다. 김만덕은 1795년 자신의 재산으로 육지의 곡식을 구매해 기근에 시달리던 제주도민을 구휼한 조선시대 대표적 여성 의인으로, 당시 정조로부터 여성 최고 벼슬인 ‘의녀반수(醫女班首)’를 받았다.30일 제주특별자치도는 ‘2025년 제46회 제주특별자치도 김만덕상’ 수상 후보자를 8월 8일까지 공개 모집한다고 밝혔다.김만덕상 수상 대상자는 순수한 이웃사랑 실천, 경제활동으로 얻은 이윤 나눔 등 헌신적 활동을 통해 국가와 지역사회에 기여한 국내 거주 여성이다. 수상자에게는 상장과 함께 500만 원이 수여된다.올해는 후보자 추천과 심사 전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한층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범죄 이력 등 결격사유를 엄격히 심사하고, 후보자의 공적은 현지 실사 및 공적 공개 등을 통해 다각적으로 검증할 계획이다.또한 심사위원회 구성 시 도외 위원 참여를 의무화해 지역 편중을 방지하고 전문성을 높인다.제주도는 전국 각지에서 훌륭한 여성 인재가 추천될 수 있도록 언론 홍보 및 관계기관·단체에 대한 홍보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후보자 추천은 전국 시·도지사, 교육감, 기초지자체장, 역대 수상자, 재외도민회, 각급 사회단체장뿐만 아니라 20세 이상 대한민국 국민 20인 이상이 연서하면 가능하다.필요 서류는 추천서, 이력서, 공적조서(명함 사진 포함), 공적 증빙자료 등이며, 제주도 성평등여성정책관으로 방문 또는 우편 제출하면 된다.후보자 접수 마감 이후에는 심사위원회를 통해 9월 중 공적 확인 조사와 심사를 거쳐 최종 수상자를 선정하고, 오는 10월 18일 ‘제46회 만덕제’ 기념식에서 시상할 예정이다.이은영 제주도 성평등여성정책관은 “전국 각지에서 헌신과 나눔의 가치를 실현해 온 여성들이 널리 발굴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추천을 부탁한다”라고 말했다.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