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5월 27일 오전 2시 반 당시 대학생이던 박영순 씨가 전남도청 1층 서무과 방송실에서 애절한 목소리로 계엄군의 잔혹한 진압작전 상황을 알렸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시민 여러분, 지금 계엄군이 쳐들어오고 있습니다. 우리 형제자매들이 계엄군의 총칼에 죽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최후까지 싸울 것입니다. 우리를 잊지 말아 주십시오.”
24일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본관 1층 서무과 사무실 한쪽에 있는 방송실에서 20대 여대생의 애절한 방송이 흘려 나왔다. 열흘 간에 걸친 5·18민주화운동 항쟁 마지막 날인 1980년 5월 27일 새벽 전남도청 주변에 울려펴졌던 방송을 옛 전남도청 복원을 맞다 다시 들을 수 있게 한 것. 방송 목소리의 주인공인 박영순 5·18부상자회 광주시지부장(67)은 “방송 직후 정전이 되면서 계엄군이 들이닥쳐 총을 난사해 기어나가 체포됐고 너무 많이 맞아 정신을 잃어 죽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도 당시 상황만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한데 전남도청이 원형 복원됐다고 하니 다행”이라고 말했다.
1980년 5월 27일 새벽 전남도청에서 계엄군의 잔혹한 진압작전을 방송으로 알린 박영순 씨는 체포돼 모진 고문을 받고 징역 6개월을 복역했다. 5·18민주화운동 부상자회 제공.5.18민주화운동 최후항쟁지인 옛 전남도청이 원형 복원돼 22년 만에 시민들 품으로 돌아왔다. 문화체육관광부 옛전남도청복원추진단은 이날 옛 전남도청 시범운영 설명회를 개최했다. 옛 전남도청 항쟁지는 도청 본·별관, 회의실, 도경찰국 본관·민원실, 상무관 등 6개 건물 9363㎡로 이뤄졌다.
옛 전남도청 본관 1층 서무과 외부 통로 벽에는 계엄군들이 시민들에게 발사했던 총탄흔적 3개가 남아 있다. 탄흔 3개 중 2개는 여전히 총알이 박혀 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도청 본관 1층 서무과에는 방송실, 상황실을 비롯해 벽에 계엄군들이 시민들에게 발사했던 총탄흔적 3개가 남아 있다. 탄흔 3개 중 2개는 여전히 총알이 박혀 있다. 이렇게 옛 전남도청 항쟁지 곳곳에는 총탄 흔적 421개가 있었고 총알 15개가 발견돼 그날의 아픔을 보여준다.
또 도청 본관 2층 상공국장실에는 고 김용택 동아일보 기자 취재수첩(복제품)도 전시돼 있다. 옛 전남도청에는 신군부 진압 당시 숨진 고 문재학 열사 등 14명의 사망 장소에 추모조형물을 세웠다. 또 본관 밖에는 당시 시민군들이 사용했던 군용지프 3대가 주차돼 있어 사실감을 더했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장형태 전남지사는 전남도청 본관 2층 상공국장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상공국장실 탁자에는 고 김용택 동아일보 기자 취재수첩이 놓여 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옛 전남도청 복원사업은 2023년 11월부터 지난달까지 2년 여 동안 진행됐다. 추진단은 28일부터 4월 5일까지 시민들을 대상으로 옛 전남도청을 시범개방한 후 올 5월 정식 개방할 방침이다. 정상원 추진단장은 “시민들은 옛 전남도청 별관부터 상무관까지 각종 전시를 시간대별, 상황별로 2시간 동안 둘러보며 5·18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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