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은 미루고 특검은 헤매고…‘김건희 도이치 공범’ 못밝혔다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1월 28일 17시 33분


김건희 여사. 2025.9.24 뉴스1
김건희 여사. 2025.9.24 뉴스1

법원이 28일 김건희 여사에게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무상으로 여론조사를 제공받은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배경엔 검찰의 초기 수사 미흡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 검찰총장으로 재직할 당시였던 2020년 4월 열린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의 고발로 수사가 시작됐지만 시작부터 지지부진했다. 검찰은 고발 1년 8개월 만인 2021년 12월 김 여사를 한 차례 서면조사하는데 그쳤다. 검찰은 같은달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을 구속 기소하면서도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이었던 김 여사에 대해선 아무런 판단도 내리지 않았다.

수사는 한동안 다시 공전했고 검찰은 고발장을 접수한 지 4년 3개월 만인 2024년 7월에야 김 여사를 대면 조사했다. 이마저도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대통령경호처 부속 청사를 비공개로 방문해 조사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논란이 불거졌다. 결국 서울중앙지검은 같은해 10월 김 여사를 불기소 처분했다. 그러다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직후인 지난해 4월말 서울고검이 재수사를 결정하면서 뒷북 수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지난해 7월 도이치 주가조작 사건을 넘겨받은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 수사 역시 매끄럽지 못했다. 특검은 지난해 8월 김 여사를 구속 기소하며 “방조범을 넘어선 공동정범”이라고 공소장에 적시했지만 1심 재판부는 “시세조종 세력과 공동정범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며 특검의 논리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특검에서 수사를 주도했던 한문혁 부장검사는 주가조작 공범 중 한 명인 블랙펄인베스트먼트 이종호 전 대표와 2021년 7월 찍힌 사진이 발견되면서 직무에서 배제되기도 했고, 주요 공범 중 한 명인 이모 씨를 놓쳤다가 11월 말 뒤늦게 붙잡으면서 수사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여기에 민중기 특검이 김 여사가 투자했던 네오세미테크 주식 1만 주를 사들였다가 상장폐지 직전 처분해 1억 원대 차익을 본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가 연루된 정치자금법 혐의 수사를 놓고도 법원 안팎에서는 “검찰이 시간을 끌었다”는 비판이 나왔다. 사건 초기 수사를 맡았던 창원지검은 검사가 없는 수사과에 9개월 간 사건을 배당한 채 묵히다가 2024년 9월에야 뒤늦게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검찰은 이듬해 2월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에 이첩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고, 지난해 7월 출범한 김건희 특검이 사건을 이어받았지만 재판부는 “범죄의 증명이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김 여사 측 최지우 변호사는 1심 선고 직후 “이재명 대통령이 ‘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하면 검찰이 잘못 기소를 한 것이지, 왜 항소를 해서 다투냐’고 말씀하신 적 있다”며 “이 말씀이 모든 국민에게 공정하게 적용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검이 김 여사에게 무죄가 선고된 혐의는 항소하지 말아야 한다는 취지다. 반면 특검은 이날 “법원의 판단은 법리적으로는 물론 상식적으로도 도저히 수긍하기 어렵다”며 “유죄 부분에 대한 양형판단도 매우 미흡해 항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건희 여사#윤석열 전 대통령#도이치모터스#김건희 특검#명태균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트렌드뉴스

트렌드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