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28일 김건희 여사에게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무상으로 여론조사를 제공받은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배경엔 검찰의 초기 수사 미흡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 검찰총장으로 재직할 당시였던 2020년 4월 열린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의 고발로 수사가 시작됐지만 시작부터 지지부진했다. 검찰은 고발 1년 8개월 만인 2021년 12월 김 여사를 한 차례 서면조사하는데 그쳤다. 검찰은 같은달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을 구속 기소하면서도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이었던 김 여사에 대해선 아무런 판단도 내리지 않았다.
수사는 한동안 다시 공전했고 검찰은 고발장을 접수한 지 4년 3개월 만인 2024년 7월에야 김 여사를 대면 조사했다. 이마저도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대통령경호처 부속 청사를 비공개로 방문해 조사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논란이 불거졌다. 결국 서울중앙지검은 같은해 10월 김 여사를 불기소 처분했다. 그러다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직후인 지난해 4월말 서울고검이 재수사를 결정하면서 뒷북 수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지난해 7월 도이치 주가조작 사건을 넘겨받은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 수사 역시 매끄럽지 못했다. 특검은 지난해 8월 김 여사를 구속 기소하며 “방조범을 넘어선 공동정범”이라고 공소장에 적시했지만 1심 재판부는 “시세조종 세력과 공동정범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며 특검의 논리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특검에서 수사를 주도했던 한문혁 부장검사는 주가조작 공범 중 한 명인 블랙펄인베스트먼트 이종호 전 대표와 2021년 7월 찍힌 사진이 발견되면서 직무에서 배제되기도 했고, 주요 공범 중 한 명인 이모 씨를 놓쳤다가 11월 말 뒤늦게 붙잡으면서 수사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여기에 민중기 특검이 김 여사가 투자했던 네오세미테크 주식 1만 주를 사들였다가 상장폐지 직전 처분해 1억 원대 차익을 본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가 연루된 정치자금법 혐의 수사를 놓고도 법원 안팎에서는 “검찰이 시간을 끌었다”는 비판이 나왔다. 사건 초기 수사를 맡았던 창원지검은 검사가 없는 수사과에 9개월 간 사건을 배당한 채 묵히다가 2024년 9월에야 뒤늦게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검찰은 이듬해 2월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에 이첩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고, 지난해 7월 출범한 김건희 특검이 사건을 이어받았지만 재판부는 “범죄의 증명이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김 여사 측 최지우 변호사는 1심 선고 직후 “이재명 대통령이 ‘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하면 검찰이 잘못 기소를 한 것이지, 왜 항소를 해서 다투냐’고 말씀하신 적 있다”며 “이 말씀이 모든 국민에게 공정하게 적용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검이 김 여사에게 무죄가 선고된 혐의는 항소하지 말아야 한다는 취지다. 반면 특검은 이날 “법원의 판단은 법리적으로는 물론 상식적으로도 도저히 수긍하기 어렵다”며 “유죄 부분에 대한 양형판단도 매우 미흡해 항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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