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을 적극적으로 말리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지난해 11월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방조,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 사건 1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12·3 비상계엄 당시 국무회의 소집 등을 도운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 대한 1심 선고가 21일 나온다. 비상계엄이 내란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첫 법적 판단이 나오는 것. 법원 안팎에서는 한 전 총리에 대한 선고 결과가 다음 달 19일로 예정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는 21일 오후 2시 한 전 총리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선고 공판을 연다. 재판은 실시간으로 생중계될 예정이다. 전직 대통령이 아닌 피고인에 대한 선고 장면이 실시간으로 공개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 전 총리는 계엄 당일 윤 전 대통령에게 국무회의 소집을 건의하고 일부 국무위원에게 “빨리 오라”는 전화를 걸었다. 특검은 한 전 총리가 계엄의 절차적 정당성을 만들기 위해 이 같은 행위를 했다고 보아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한 전 총리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나 내란 방조 혐의가 유죄가 되려면 우선 비상계엄이 내란이라는 법적 판단이 전제돼야 한다. 내란죄가 성립하려면 ‘헌법 질서를 파괴하려는 (국헌문란) 목적’과 ‘한 지역의 평온을 해할 정도의 폭동’이 있어야 하는데 이에 대한 사법부의 첫 판단이 나오는 것이다.
비상계엄 관련 혐의로 기소된 인물 가운데 현재까지 1심 선고 결과가 나온 건 윤 전 대통령과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뿐이다. 하지만 이들은 각각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체포 방해(특수공무집행방해), 군 요원 정보 수집(개인정보보호법) 등 혐의로 모두 내란죄와는 직접 관련이 없는 사건들로 선고 받았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이 공수처 체포 방해 혐의 등으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1심 판결문에는 윤 전 대통령 측이 작성한 ‘사후 선포문’이 1980년 전두환 신군부의 계엄 선포문과 매우 흡사하다는 재판부 판단이 담겼다. 재판부는 1980년 5월 17일 계엄 선포문과 1980년 10월 16일 계엄 선포문, 12·3 비상계엄 선포문이 어떻게 유사한지 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동아일보가 입수한 213쪽 분량의 판결문에는 이 밖에도 김건희 여사가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에게 “관저 대비실을 압수수색할 수 있는 특검법을 (더불어)민주당에서 발휘(발의의 오타)한다는데 경호처에서 막을 수는 없는 거죠”, “막을 수 있는 건가요. 브이(윤 전 대통령)는 살짝 걱정을 하십니다”라고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 내용이 담겨 있었다.
김 전 차장은 2024년 12월 김 여사에게 “아무 걱정하지 마시고 편하게 계십시오”라며 “현행 경호법상 충분히 막을 수 있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어 “압수수색이니 체포영장이니 신경 쓰지 마십시오. 저희가 끝까지 지켜내고 막아내겠습니다”라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이 경호처와의 오찬에서 “호남 유권자들은 자식들은 취직 잘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진다. 그러려면 기업이 잘돼야 하는데 기업 때려잡는 민주당을 찍는다”고 말했다는 경호처 관계자의 진술조서도 판결문에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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