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 차 몰아 처자식 살해 40대 ‘무기징역→징역 30년’ 감형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1월 13일 16시 55분


진도에서 차량을 바다에 빠뜨려 일가족을 숨지게 한 40대 가장이 2025년 6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광주 북부경찰서 유치장을 나서는 모습. 뉴스1
진도에서 차량을 바다에 빠뜨려 일가족을 숨지게 한 40대 가장이 2025년 6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광주 북부경찰서 유치장을 나서는 모습. 뉴스1
아내와 두 아들을 승용차에 태워 바다로 돌진해 숨지게 한 4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징역 30년으로 감형됐다. 재판부는 “남은 평생 죄책감과 깊은 후회 속에 살아갈 것으로 보인다”며 감형 이유를 밝혔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이의영)는 이날 살인·자살방조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 A 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A 씨는 지난해 6월 1일 오전 1시 12분경 전남 진도군 임회면 진도항에서 아내와 고등학생 두 아들을 태운 승용차를 몰고 바다로 돌진해 이들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건설 현장 일용직 노무팀장이었던 A 씨는 지난해 대금을 제때 받지 못해 1억 6000만 원 상당의 빚을 져 채무에 시달렸다. 그는 정신과 진료를 받는 아내 간호가 힘들다는 이유와 임금체불 신고가 접수돼 노동 당국의 수사를 받게 되자 신변을 비관하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2025년 6월 바다에서 A 씨 차량을 건져내고 있는 경찰. 뉴시스
2025년 6월 바다에서 A 씨 차량을 건져내고 있는 경찰. 뉴시스
A 씨는 같은 해 5월 가족여행을 이유로 목포와 신안을 거쳐 진도로 이동했다. 그는 이동 중 목포 평화광장 근처에서 가족들에게 ‘영양제’라며 수면제를 희석한 자양강장제 음료를 건네 복용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A 씨는 차를 바다로 몰아 가족들을 숨지게 하고 홀로 차에서 빠져나와 인근 야산에 숨어 있었다. 그는 산에서 나와 인근 상점에서 전화를 빌려 형과 지인에게 도움을 청했고, 지인의 차를 타고 광주로 이동했다 범행 44시간 만에 긴급 체포됐다.

1심 재판부는 “A 씨와 숨진 아내는 자녀들의 맹목적 신뢰를 이용해 자신들을 믿고 따르던 자녀들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 바다에 빠진 후 40분여 만에 홀로 뭍으로 올라와 인간 본성마저 의심하게 한다“며 검찰이 구형한 무기징역을 그대로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살인은 어떠한 이유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다. 독립된 인격체이자 보호 대상인 미성년 자녀의 생명을 빼앗은 행위는 부모로서의 책임을 회피하고 자녀의 신뢰를 배반한 것으로 비난 가능성이 높다”며 “왜곡된 인식과 판단 오류로 인해 가족 전체의 삶을 훼손하는 잘못된 행동을 저질렀다. 우리 사회에서 다시는 반복되서는 안 될 범죄”라고 판시했다.

다만 “A 씨가 반사회적인 범행 의도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이지는 않고 ‘자신의 손으로 가족들을 살해하고 본인만 살아남았다’라는 사실에 남은 평생 죄책감과 깊은 후회 속에 살아갈 것으로 보인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의 형은 책임에 비해 무겁다고 판단된다”고 감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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