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규모가 앞서 쿠팡이 자체적으로 발표한 3000여 건보다 크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피의자 신분인 해롤드 로저스 한국 쿠팡 임시 대표가 1차 출석요구에 불응하자 2차 출석을 요청했고,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출국을 막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12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자료 유출 범위와 관련해 쿠팡 측에서 3000건 정도 얘기했던 것 같은데 분석이 끝나진 않았지만, 그보다는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며 “분석이 마무리되면 유출량을 정확히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쿠팡은 지난해 12월 25일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내부) 유출자는 고객 3300만 명의 정보에 접근했지만 이 중 약 3000개 계정만 실제로 저장했다”며 “유출 정보는 모두 회수했다”고 했다. 그러나 경찰이 쿠팡 본사 압수수색 등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쿠팡이 발표한 것보다 더 많은 개인정보 유출이 확인됐다고 반박한 것.
경찰은 쿠팡의 자체 조사 과정도 수사하고 있다. 쿠팡은 경찰에 공조 요청을 하지 않고 조사 사실도 알리지 않아 논란을 빚었다. 박 청장은 “쿠팡의 ‘셀프 조사’ 관련 증거인멸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발장이 접수돼 자료를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쿠팡 종합 태스크포스(TF)’를 꾸린 경찰의 수사는 로저스 대표에게까지 향하고 있다. 경찰은 5일 로저스 대표에게 공무집행방해, 업무방해 등 혐의의 피고발인 신분으로 출석을 요구했다. 그러나 로저스 대표가 이에 응하지 않아 경찰은 2차 출석 요청을 했고, 만약 여기에도 응하지 않으면 출국 정지까지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쿠팡 측은 개인정보 유출 규모와 로저스 대표의 소환 불응에 대해 “확인할 수 없다”며 공식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쿠팡이 이처럼 철저한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것과 별개로 경찰은 쿠팡이 자체 조사했다고 밝힌 개인정보 유출자에 대한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은 쿠팡 개인정보를 유출한 혐의를 받는 중국인 전직 쿠팡 직원에 대해 법원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한 상태다.
한편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쿠팡의 정보 유출 및 공정거래법 위반과 관련해 영업정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주 위원장은 본보에 “지금 정부와 민관합동조사단의 (정보 유출)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쿠팡이 (정부 시정명령을) 따르지 않거나 피해 구제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영업정지 처분이 가능하다”고 했다. 공정위는 쿠팡이 최저가 판매로 발생하는 손해를 납품업체에 전가하는 행위가 공정거래법 위반인지도 심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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