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13년 만에 관세 풀려
만감류와 출하 시기 겹쳐 촉각
품질 대책·만다린 맛 분석까지
“경쟁력 유지하면 충분히 대응”
제주 농가에서 감귤을 수확하고 있는 모습. 제주도는 미국산 만다린의 무관세 유통에 대응해 생산 단계부터 품질을 높이는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제주도 제공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13년간 제주 감귤 산업을 보호해온 ‘관세 장벽’이 올해부터 완전히 허물어졌다. 최대 144%에 달했던 미국산 감귤류 ‘만다린’의 관세가 올해부터 0%로 전환됨에 따라 저가 물량의 파고가 국내 시장을 정면으로 겨냥하기 때문이다. 비상이 걸린 제주도는 감귤의 품질 강화 대책을 발표하는 한편 만다린을 직접 구입해 맛 평가회까지 벌였다.
6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2012년 한미 FTA 발효 당시 144%였던 만다린의 관세가 매년 9.6%씩 단계적으로 인하돼 올해부터는 무관세로 유통된다. 만다린의 수입 물량은 2017년 0.1t에서 2021년 728.5t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관세율이 20% 아래로 내려간 2024년에는 3099.3t, 지난해에는 7619t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무관세 강점을 살려 목표치를 1만6000t까지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만다린은 껍질이 얇은 특징이 있으며, 제주산 온주밀감과 비슷하다. 특히 만다린 수입 시기(1~6월)가 제주산 한라봉과 천혜향, 레드향 등 만감류 출하 시기와 겹쳐 판매와 시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만다린과 레드향의 kg당 가격은 각각 9500~1만1000원, 1만~1만3000원이다.
우려가 커지자 제주도는 5일 △공격적 마케팅을 통한 시장 주도권 선점 △고품질 중심의 생산 체계 전환 △데이터 기반 수급·가격 관리 강화를 내세운 대책을 내놨다.
먼저 제주산 만감류 출하기를 중심으로 홍보와 판촉을 지원하는 한편 온라인 유통 플랫폼 내 제주 감귤 전용관 운영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 설 명절 등 프리미엄 선물용 시장을 중심으로 유통 전략을 고도화하고, 산지 직송과 신선 배송 체계를 개선할 방침이다.
제주에서 시장 출하를 앞둔 감귤을 선별하고 있는 선과장 모습. 제주도는 올해부터 미국산 감귤류인 만다린이 무관세로 유통됨에 따라 국내 감귤 경쟁력 강화를 위한 품질 관리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도 제공 아울러 감귤 과원 정비와 하우스 개·보수 등 생산 기반 지원을 확대하고, 품질 기준을 충족한 완숙과 출하를 장려하기로 했다. 품질 기준은 한라봉과 천혜향의 경우 당도 13브릭스 이상, 산도 1.1% 이하, 레드향과 카라향은 당도 14브릭스 이상, 산도 1.1% 이하, 황금향은 당도 12브릭스 이상, 산도 1.0% 이하다. 품질 기준에 미달하는 출하에 대해서는 현장 지도와 단속을 병행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제주도와 농산물수급관리센터, 농협, 감협 등으로 구성된 민관 합동 수급관리 협의체를 이달 중 운영해 산지 출하와 유통 동향을 상시 점검한다.
제주도 관계자는 “만다린을 직접 구입해 직원과 먹어보니 ‘제주 감귤이 낫다’와 ‘만다린이 낫다’라는 의견이 비슷하게 나왔다”며 “이런 상황에서 제주 감귤의 맛과 향, 신선도 등 경쟁력만 유지한다면 만다린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제주도는 작년에 종료된 FTA 피해보전직불금제에 대한 기간 연장을 국회와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 피해보전직불금제는 수입량 증가 및 가격 하락 시 일부 금액을 보전하는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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