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시장-김영록 지사 공동선언
“6월 지방선거서 통합 단체장 선출”
李 “지역주도 성장에 국민 공감” 환영
일각 “호남 다크호스 조국당 견제용”
2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 민주의문 앞에서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광주·전남 대통합 추진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6.1.2/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새해 첫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시지에서 광주·전남의 행정통합 가능성을 언급하며 “쉽지 않아 보였던 광역단체 통합이 조금씩 속도를 내고 있다”고 했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선 공약이었던 국가균형발전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 이날 광주와 전남은 행정 통합을 선언했고, 대전·충남은 이미 통합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반발도 적지 않아 ‘슈퍼 지자체’ 탄생이 현실화 되기까지는 쉽지 않을거란 관측도 있다.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는 이날 광주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고 6월 지방선거에서 통합 지자체장을 선출한 뒤 7월 초 통합 지방정부를 출범시키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이 대통령은 X(옛 트위터)에 “수도권 1극 체제를 극복하고 ‘지역 주도 성장’의 새 길을 열어야 한다는 데 국민의 뜻이 모이고 있는 것 같다”며 “여러분의 의견은 어떠신가요”라고 적었다.
앞서 대전·충남도 행정통합을 선언했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는 지난해 공동선언을 통해 통합 추진에 합의했고 이 대통령 역시 충남 지역 타운홀미팅에서 “대전·충남을 모범적으로 통합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힘을 실었다. 부산과 경남 역시 통합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부산·경남 행정통합 공론화위원회는 지난해 말 주민 여론조사를 실시했고, 이달 중 결과와 최종 의견서를 공개할 예정이다.
광역지자체들이 앞다퉈 통합 논의에 나선 건 지방 소멸에 대한 위기감이 자리 잡고 있다. 통합이 성사되면 광주·전남 인구는 약 322만 명, 대전·충남은 358만 명, 부산·경남은 656만 명으로 늘어난다. 인구·재정·산업 규모 측면에서 수도권과의 격차를 줄일 수 있고 더 큰 행정 단위와 인구를 토대로 산업 정책과 인프라를 설계할 수 있다.
청와대와 정부 역시 행정통합에 적극적이다. 이 대통령은 올해 신년사에서 “‘5극 3특 체제’로의 대전환은 지방에 대한 시혜가 아니라 대한민국 재도약을 이끌 필수 전략”이라고 했다. ‘5극 3특’은 수도권 1극 체제를 완화해 5개 광역경제권과 3개 특별자치권을 육성하자는 구상이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이날 “이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광주·전남 국회의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대전·충남 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 통합 속도전을 주문한 것처럼, 광주·전남 통합을 독려하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호남에서 민주당과의 정면승부를 통해 정치적 교두보를 확보하려는 조국혁신당을 의식한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각 지자체들이 목표로 내건 ‘7월 통합’이 현실화할지는 미지수다. 가장 먼저 통합을 천명한 대전·충청권의 경우 반발 여론이 만만지 않다. 대전시의회 게시판에는 통합을 반대하는 글이 수백 건 게시됐고, 설동호 대전교육감과 김지철 충남교육감은 최근 만나 “행정통합 자체에는 공감하지만 교육 문제는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또 대전KBS가 1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는 ‘행정통합을 처음 듣거나 내용을 잘 모른다’는 응답이 대전 70%, 충남 72%에 달했다.
전문가들 역시 충분한 공론화와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김호균 전남대 행정학과 교수는 “통합의 구체적인 내용과 파급 효과가 주민들에게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다”며 “행정구조, 재정 배분, 권한 조정 등 쟁점을 차근차근 공개하고 합의를 쌓아가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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