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청와대 시대로]
식당 “靑복귀 맞춰 아침메뉴 시작”
주민들 “시위-교통통제 다시 늘듯”
대통령실이 청와대 순차 이전을 진행 중인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바라본 청와대 모습. 대통령실은 이번 달 말까지 청와대 이전을 마칠 예정이다. 2025.12.21 뉴스1
대통령 집무실이 3년 7개월 만에 청와대로 복귀하는 가운데 서울 종로구 삼청동·효자동 일대 주민과 상인들 사이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청와대 근무 인력 복귀로 침체됐던 상권이 살아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한편, 집회·시위 증가에 따른 소음과 교통 혼잡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22일 오전 11시 30분에 찾은 청와대 인근 삼청동·효자동 일대는 점심 식사를 앞둔 시간이었지만 비교적 한산했다. 한때 청와대 직원들로 붐비던 식당가도 현재는 오가는 발길이 눈에 띄게 줄었다. 외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곳곳에서 사진을 찍었지만 오래 머무르지 않고 곧바로 이동하는 모습이었다.
상인들은 청와대 복귀가 침체한 상권을 회복시키는 계기가 되길 기대했다. 효자동에서 5년째 한식당을 운영 중인 김광재 씨(62)는 최근 ‘청와대 근무자 할인’ 안내문을 가게 앞에 내걸었다. 김 씨는 “용산으로 이전한 이후 매출이 크게 줄었는데 최근 들어 조금씩 회복되는 분위기”라며 “근무자들을 위한 아침 식사 메뉴도 다시 시작했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마트를 운영하는 강연복 씨(60)도 “청와대 직원들이 떠난 뒤 단골이 끊기면서 문을 닫은 가게가 적지 않았다”며 “노포 등 생활형 상권부터 다시 숨통이 트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치안과 생활 환경 개선에 대한 기대도 나왔다. 주민 김효선 씨(39)는 “관광객과 관광버스로 인한 불법 주정차 때문에 불편이 컸다”며 “청와대 복귀로 동네가 조금 더 정리될 것 같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삼청동에서 50여 년간 거주한 조진희 씨(83)도 “예전처럼 경비 인력이 늘어나면 주민들 입장에서는 마음이 놓인다”고 했다.
반면 집회·시위가 재개될 것을 우려하는 주민들도 있었다. 주민 김예은 씨(30)는 “청와대 이전 이후 사랑채 앞 시위가 눈에 띄게 줄어 조용했는데 다시 예전처럼 시끄러워질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청와대 일대 집회·시위 신고 건수는 2021년 4666건에서 2023년 4167건으로 10% 이상 감소했다. 주민 이순영 씨(60)는 “여긴 동네가 조용해서 청와대에서 1km 떨어진 경복궁 인근 시위 소리도 들린다”며 “다시 집회가 시작되면 소음뿐 아니라 대규모 시위로 인한 교통 통제도 주민들에게 부담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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