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산업에 ‘첨단 부가가치’를 입힌다

  • 동아일보

‘섬유 혁신 허브’ 다이텍연구원
기술-시장 연결 촉매제 역할 ‘톡톡’
기능성 화장품 소재로 영역 넓히고
친환경 제조 기반 구축-수출 도움

최근 대구 달서구 원창머티리얼 회의실에서 최재홍 다이텍연구원장(오른쪽)과 유구근 원창머티리얼 연구소장(왼쪽)이 리사이클(재활용) 섬유 기술 개발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다이텍연구원 제공
최근 대구 달서구 원창머티리얼 회의실에서 최재홍 다이텍연구원장(오른쪽)과 유구근 원창머티리얼 연구소장(왼쪽)이 리사이클(재활용) 섬유 기술 개발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다이텍연구원 제공
국내 섬유산업이 전통 제조를 넘어 미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그 중심에 대구 서구에 위치한 다이텍연구원이 섬유 신기술 실증과 사업화를 동시에 이끄는 전문 연구기관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연구원은 기업 맞춤형 연구개발(R&D)과 시제품 제작, 인증, 판로 연계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한다. 섬유산업의 체질 개선과 신시장 진출을 이끌며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라지의 차량 화재 진압용 질식소화 덮개 ‘FIRESSAK’이다. 이 회사는 최근 다이텍연구원과 함께 ‘재난 안전 산업 육성 사업’을 통해 해당 제품을 개발했다. 1400도 이상의 고온을 견디는 소방 담요로, 30회 이상 반복 소화가 가능하다. 기존에 자동차용 유리섬유 제품을 생산하던 ㈜라지는 이번 기술 지원을 계기로 전기차 화재 등 신종 재난 대응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다이텍연구원은 폭 2m 이상의 초고온 내화 원단 제작 기술과 내열 코팅 기술, 안전 제품 인증 등 상용화 전 과정을 지원했다. 그 결과 이 제품은 현재 전국 소방본부와 공공기관, 공기업, 대기업 등 141곳에 납품되고 있다.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제품을 국산화해 수입 대체 효과를 거뒀고, 일본·중국·유럽 등 전기차 보급 국가를 겨냥한 수출 기반도 마련했다는 평가다.

의료·코스메틱 분야에서도 기업 협력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화장품 전문기업 코스맥스와 다이텍연구원은 공동 연구를 통해 마이크로바이옴(인체 내 미생물 집합체)을 함유한 코스메틱 섬유 ‘뷰티텍스(BEAUTY-TEX)’를 개발했다. 이를 통해 섬유의 활용 영역을 기능성 화장품 소재로 확장했다.

자동차 내장재용 부직포 전문기업 GH신소재와 다이텍연구원은 복강경 수술용 필터 국산화에 성공했다. 미국산 제품이 국내 시장에서 철수한 이후 이뤄진 성과로, 의료용 섬유 소재 분야로의 사업 다각화와 함께 의료 산업 공급망 안정화에도 기여했다.

중소·중견 섬유 기업을 지원한 사례도 눈에 띈다. ㈜영동텍스타일은 산업통상부의 ‘그린&클린 팩토리 전환지원 사업’을 통해 염색 공정에서 사용하던 고체 소금을 액상으로 대체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폐자원을 재활용해 연간 소금 사용량을 1316t 줄였고, 폐수 배출량 감소와 작업 환경 개선이라는 성과도 거뒀다.

㈜근우는 다이텍연구원의 친환경 인증 지원과 R&D, 해외 판로 개척 지원을 바탕으로 내수 중심 기업에서 수출 기업으로 전환했다. 이후 다수의 글로벌 친환경 인증을 확보하고 공동 R&D를 추진하며 친환경 제조 기반을 다졌다.

㈜동진상사는 저탄소 공정 전환과 디지털 전환(DX)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자동 제어식 스팀 트랩과 폐수 열교환기를 도입해 에너지 사용량과 온실가스 배출을 줄였다. 동시에 인공지능(AI)을 적용한 롤링 검단기 머신비전 개발, 비불소 발수·방오제와 폐원단 리사이클 소재 개발 등 친환경 고부가가치 기술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서진머티리얼㈜은 악취 저감 설비 구축과 친환경 인증, 기술 컨설팅을 통해 품질 경쟁력을 높였다. 디지털 프린팅(DTP)을 활용한 고객 맞춤형 생산 체계를 구축해 글로벌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원창머티리얼㈜은 공정 중 발생하는 폐기물을 활용한 리사이클 섬유 기술과 고기능성 소재 개발 역량을 인정받아 지난해 국내 섬유업종 최초로 산업부의 ‘소부장 으뜸기업’에 선정됐다.

최재홍 다이텍연구원장은 “연구개발에 그치지 않고 실증, 인증, 판로, 수출까지 이어지는 전주기 기업 지원 모델이 성과를 내고 있다”며 “섬유 기업의 기술적 한계를 산업적 기회로 전환하는 촉매 역할을 하는 연구기관으로서, 기술과 시장을 연결하는 협력의 힘이 미래 섬유산업 경쟁력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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