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형종 서울문화재단 대표 인터뷰
원로 예술가 조명 토크쇼 진행
중앙아시아 교류 회복에도 힘써
송형종 서울문화재단 대표가 5일 서울 종로구 재단 집무실에서 동아일보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울문화재단 제공
서울시는 올해 가을 축제 ‘어텀페스타’를 처음 개최하며 봄·여름·가을·겨울로 이어지는 연중 축제 체계를 구축했다. 서울시 산하 문화예술 전문 공공기관인 서울문화재단은 어텀페스타의 기획부터 운영까지 전반을 맡아 프로그램 구성과 현장 집행을 주도했다. 극단 대표이자 연출가로 활동하다 올 1월부터 재단을 이끌고 있는 송형종 대표를 만나 재단의 역할과 향후 계획을 들었다.
―예술가에서 행정가로 역할이 달라졌는데….
“예전에는 예술가 개인에게 더 관심이 컸다면, 지금은 재단 대표로서 시민과 공공을 바라봐야 한다. 그래도 예술인의 시각을 유지하며 행정이 놓치던 부분을 보완하려 한다. 예를 들어 쿼드 극장은 실험적 연극에, 아르코 극장은 인상적인 연출에 어울린다는 특징이 있다. 또 단순히 ‘지원금 몇 푼’으로 예술가를 돕는 방식에서 벗어나려 노력하고 있다. 예술인을 장인처럼 존중하고, 그들의 서사를 읽어야 한다. 이런 취지에서 10월부터 원로예술인의 생애와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마스터피스 토크’를 진행 중이다. 예술계 거장의 공로를 기록하고 후배 예술인과 공유하는 프로그램이다.”
―재단의 역할을 어떻게 보나.
“재단은 기차 레일과 같은 존재다. 예술가가 시민에게 곧게 뻗어갈 수 있도록 기반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예술 지원 사각지대를 줄이고 시민 누구나 문화를 누릴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종문화회관이나 서울시향이 이미 완성된 예술가를 맡는다면, 재단은 성장 단계의 예술가를 지원해 미래 서울의 문화를 채워가고자 한다.”
― 국제교류를 강조하고 있다.
“글로벌 문화 활동 자체가 국력이 되는 시대다. 서울은 문화로 경쟁력을 키워야 하는 도시다. 서울은 이미 글로벌 문화도시로 성장할 조건을 갖췄다고 본다. 그래서 올해는 끊어졌던 국제교류 회복에 집중했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카자흐스탄 고려극장과 공동 제작한 공연 ‘열차 37호’가 중앙아시아 3개국 순회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또 서울예술상 역대 수상작 두 편도 유럽 7개국에서 순회공연을 펼치며 국제교류의 가능성을 넓혔다.”
―향후 축제·국제교류 계획은 무엇일까.
“내년은 ‘K아트’의 매력을 본격적으로 확장하는 시기로 삼고 있다. 올해 40일간 진행된 어텀페스타는 내년 70일, 내후년 100일로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외 작품 진출과 교류를 강화해 어텀페스타를 국제 공연예술 플랫폼으로 키우고자 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동행 매력’ 철학처럼 시민이 국내외 예술가와 함께 호흡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남은 임기 동안 중점을 둔 과제가 있다면….
“취임 이후 ‘잇다’를 핵심 키워드로 삼았다. 예술로 서울과 세계를 연결하는 ‘글로벌 문화재단’으로 도약하겠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도시·사회·기술·정책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25명으로 구성된 ‘정책자문위원회’를 출범했다. 앞으로 이 위원회와 ‘서울국제예술포럼’을 중심으로 글로벌 담론을 생산하는 기관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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