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리그?…원베일리·헬리오시티 ‘동네 중매업체’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1월 17일 18시 44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헬리오시티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22.8.3. 뉴스1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헬리오시티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22.8.3. 뉴스1
평당 1억 원을 돌파한 서울 송파구 가락동의 아파트 단지 ‘헬리오시티’에 단지 이름을 내건 결혼정보회사가 등장했다. 국내 최고가 아파트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에 이어 고급 아파트 단지명이 결혼정보회사 브랜드로 등록된 두 번째 사례다.

1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헬리오시티 상가 내 ‘헬리오 결혼 정보’라는 업체가 문을 열었다. 결혼정보회사로 정식 등록된 이 업체는 송파구에서 30년 넘게 거주한 토박이이자 헬리오시티 입주민인 서모 대표가 차렸다. 서 대표는 공인중개사로 활동하며 단지 내 미혼 입주민들을 소개해 온 경험이 있다고 한다.

‘헬리오 결혼 정보’는 개업 3개월 만에 200명의 회원을 모았다. 이 중 약 3분의 2가 헬리오시티 입주민, 나머지가 인근 단지 거주자로 파악됐다.

2018년 입주한 헬리오시티는 총 9510가구가 거주하는 대단지다. 지하철 8호선 송파역과 인접한 입지에 힘입어 ‘강남 3구’의 대표 단지로 꼽힌다. 지난달 국민평형인 84㎡가 30억3500만 원에 거래될 만큼 고가 아파트다.

최근 고급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입주민 결혼 네트워크’가 강남권에서 빠르게 확산하는 분위기다. 평당 2억 원대를 형성한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에는 지난해 입주민 중심 모임 ‘원결회’(래미안 원베일리 결혼정보모임회)가 만들어졌고, 올해 7월 결혼정보회사 ‘원베일리 노빌리티’가 공식 법인으로 출범했다.

초기에는 원베일리 거주자만 가입할 수 있었으나 이후 서초·강남·반포 지역 주민까지 가입 대상을 넓히면서 현재 등록 회원 600명을 돌파했다. 가입비는 등급에 따라 연 50만 원에서 2년 1100만 원까지 다양하다. 두 쌍의 ‘입주민 커플’이 탄생해 결혼을 앞둔 것으로 전해졌다.

정식 결혼정보회사는 아니지만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2차에서도 최근 입주민 미혼 남녀를 연결하기 위한 모임이 만들어졌다.

온라인상에서는 고가 아파트 입주민 간 결혼을 주선하는 현상에 대해 ‘그들만의 리그’이자 ‘부동산 계급 사회’를 부른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신원이 확실하고 자산이 비슷한 사람끼리 결혼할 수 있는 효율적인 장치라는 의견도 나왔다.

#결혼정보회사#헬리오시티#래미안원베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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