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독립서점들이 런던베이글뮤지엄 창업자 저서를 ‘산재 코너’에 배치하며 청년 노동자의 죽음을 추모하고 있다. 출처-책방 ‘토닥토닥’ SNS 갈무리 ⓒ뉴시스
유명 베이커리 ‘런던베이글뮤지엄’(런베뮤)에서 근무하던 20대 직원이 과로로 숨졌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전국 독립서점들이 런베뮤 창업자 료(본명 이효정) 씨의 저서를 ‘산업재해’ 코너에 진열하며 항의와 추모의 뜻을 나타냈다. ● “생각 없이 운영하지 말라”…서점이 남긴 손글씨 항의
전북 전주의 독립서점 ‘책방 토닥토닥’ 운영자 A 씨는 28일 인스타그램에 료 씨의 산문집 ‘료의 생각 없는 생각’ 사진을 올렸다. 이어 게시글에 “한 청년 노동자의 꿈이 꺾였다. 이 시대 청년들의 죽음을 대하는 기업의 태도에 분노한다”고 적었다.
사진 속 책 표지에는 “언젠가 자기 매장을 열겠다는 꿈을 짓밟은 런베뮤는 책임을 회피하지 마라”, “노동자의 죽음을 외면하는 것이 부도덕한 것이다”, “료! 생각 없이 회사 운영하지 말라” 등의 문구가 손글씨로 적혀 있었다.
A 씨는 “정효원 씨는 료 씨가 만든 회사가 정한 속도에 자신을 맞췄다”며 “그 속도에 대해 책임 있는 발언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청년들의 책임감이 모여 회사를 성장시킨 만큼, 이번 사건에 대한 사과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 전국으로 번진 ‘산재 코너’ 릴레이
제주의 독립서점 ‘책방 소리소문’도 같은 날 해당 산문집을 ‘산재·중대재해처벌법’ 코너에 옮겨 진열했다. 서점 측은 “런베뮤가 산재를 인정하고 상식적인 대처를 할 때까지 이 책을 이 자리에 두겠다. 청년 노동자의 죽음을 애도한다”고 밝혔다.
이 움직임은 다른 지역으로도 번졌다. 강원 춘천의 ‘고미당’ 운영자는 “사람이 사람답게 대우받지 못한 현실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모든 노동이 존엄하길 바란다”고 적었다. ● 과로사 의혹 확산…“청년의 죽음, 다시는 반복되지 않길”
책방 소리소문 갈무리 @sorisomoonbooks
런베뮤 인천점에서 근무하던 정효원(26) 씨는 지난 7월 16일 오전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족은 그가 사망 전 주에 약 80시간, 석 달간 매주 평균 60시간 넘게 근무했다고 주장했다.
런베뮤 측은 “주 80시간 근무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후 강관구 대표이사는 28일 SNS를 통해 “유족이 받으셨을 상처와 실망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다만 “과로사 여부는 회사가 판단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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