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 중구 서울 YWCA에서 열린 ‘저출생 시대, 성평등 돌봄사회로의 전환:가족과 일터의 해법’ 토론회에서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딩크족(자녀없는 맞벌이 부부)에서 유자녀 가족으로 가는 변화의 핵심은 남성의 돌봄과 소통, 회사가 이를 얼마나 뒷받침하는지에 달려있다”라고 말했다.
24일 서울 중구 서울 YWCA와 유한킴벌리가 주최한 ‘저출생 시대, 성평등 돌봄사회로의 전환:가족과 일터의 해법’ 토론회에서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
신 교수팀이 서울 YWCA 신혼부부학교 수강자 25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84.4%가 ‘자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다만 4명 중 1명은 아이를 앞으로 자녀를 가질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답하거나 응답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출산과 양육에 부정적인 사회환경 속에서 부모가 되는 것을 망설이는 이들이 많다”고 분석했다.
무자녀 부부 9쌍, 유자녀 부부 9쌍을 대상으로 시행한 초점집단면접(FGI) 결과 부부간 소통이 원활하고, 남성이 가사노동과 돌봄을 공동의 일로 받아들일 때 여성의 출산 의지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한 참가자는 “첫째 아이를 낳았을 때 남편이 육아휴직 기간을 모두 사용하고 육아를 함께했다”며 “육아를 도맡아준 남편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고 둘째 아이를 낳아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중소기업에서는 여전히 일-가정 균형 제도가 있어도 시행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은아 이화여대 여성학과 교수팀이 300인 미만 수도권 중소기업의 인사담당 관리자 3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육아휴직제도(90%), 배우자 출산휴가(76.6%), 육아기 근로시간단축제도(53.3%) 등 제도는 갖춰져 있었다.
24일 서울 중구 서울 YWCA와 유한킴벌리가 주최한 ‘저출생 시대, 성평등 돌봄사회로의 전환:가족과 일터의 해법’을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
그러나 해당 제도를 ‘당연히 사용할 수 있다’고 답한 비율은 육아휴직제도 40.7%, 배우자 출산휴가제도 30.4%, 육아기 근로시간단축제도 31.3%에 그쳤다. 업무 공백, 대체인력 활용 어려움 등의 문제로 남성 직원의 실제 사용률이 특히 낮았다. 여성 직원 다수는 육아휴직을 사용하고 있었으나 복귀 후 불이익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사담당자 15명은 추가로 진행된 심층 면접에서 “경영진의 고정된 인식 때문에 제도가 있어도 쓰기 어렵다”고 응답했다. 인력 부족, 비용 부담 등의 특성으로 중소기업에서 대기업과 똑같은 일-가정 균형 제도를 제공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이 교수팀은 중소기업 특성을 고려해 근무와 휴직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육아휴직’ 개념을 제안했다. 육아휴직 기간 중 일부는 단축 혹은 재택 등의 형태로 근무하고 일부는 휴직하는 것이다. 업종별 전문 대체인력 풀과 매칭 서비스 구축 등 대체 인력 인프라 구축 방안도 제안됐다. 이 교수는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기업의 뒷받침이 꼭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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