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피눈물 때 민중기는 돈 벌고 탈출” 野, 특검 사퇴 요구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0월 18일 12시 42분


김건희 여사와 같은 종목 투자해 수익
국힘 “특검과 수사대상이 같은 의혹
그야말로 가관이자 위선의 끝판왕”
주진우 “영장 이름 민중기로 바꿔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의혹 관련 사건을 맡은 민중기 특별검사가 7월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의혹 관련 사건을 맡은 민중기 특별검사가 7월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이 ‘미공개 정보 이용 주식투자’ 논란을 빚고 있는 민중기 특별검사에 대해 “위선의 끝판왕”이라고 비판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김건희 구속영장에 이름만 민중기로 바꾸면 된다”고 직격했다. 민 특검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정치 공세”라면서도 공식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8일 미공개 정보로 주식 거래에서 억대 차익을 봤다는 논란을 받고 있는 민 특검에 대해 “같은 의혹으로 ‘본인은 수익 내고 남은 수사’하는 위선의 끝판왕”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종목에 투자했다가 민 특검팀의 수사를 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사례를 언급한 것이다.

박 수석대변인은 “그야말로 가관”이라며 “특검과 특검 수사 대상자가 같은 의혹을 받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남의 주식 거래를 캐묻던 그 손으로, 정작 본인은 같은 종목에서 시세차익을 챙겼다니 이미 특검 자격을 잃었다”고 비판했다.

민 특검은 15년 전인 2010년 서울고법 부장판사 재직 시절 상장폐지 직전에 주식을 전량 매도해 1억 원 넘는 차익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주식은 비상주식인 태양광 소재 업체 네오세미테크 1만 주로 한때 시가총액이 6000억 원을 넘어다가 상장 1년 만에 분식회계 논란으로 코스닥에 퇴출됐다. 이로 인해 피해를 본 개인 투자자는 7000여 명 가량으로 전해진다. 이 회사 대표 오명환 씨는 민 특검의 대전고와 서울대 동기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민 특검은 2008년 4월 재산공개 당시 네오세미테크 비상장주식 1만주를 액면가 기준 500만원어치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2010년 4월 내역에는 상장과 증자를 거쳐 보유 주식이 1만2306주로 늘었고, 2011년 4월 내역에는 이 주식을 모두 팔아 1억5874만 원의 수익을 냈다고 기재됐다.

네오세미테크는 2010년 8월 분식회계가 적발돼 상장 폐지됐는데 민 특검은 그 직전에 전량 매도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민 특검은 지인 소개로 해당 회사에 투자했으며 2010년 증권사 직원의 권유로 매도했다고 해명했다.

문제는 ‘김건희 수사’가 이뤄지면서다. 민 특검은 김건희 특검 수사팀을 이끌며 이 과정에서 네오세미테크 주식을 문제 삼았다. 본인이 과거에 투자해 수익을 본 그 종목이다. 김건희 특검은 과거 김 여사가 네오세미테크에 투자한 사실 등을 추궁하며 압박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통일교 청탁·뇌물 수수 의혹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 여사가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해 있다. 뉴시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통일교 청탁·뇌물 수수 의혹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 여사가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해 있다. 뉴시스
박 수석대변인은 “(민 특검은) 자신이 과거 투자해 수익을 올렸던 종목을 두고, 이제는 타인을 상대로 의혹을 추궁하고 있는 셈”이라고 했다. 이어 “투자자들이 피눈물을 흘릴 때 탈출에 성공한 이가 바로 민중기 특검이었다”며 “내부 정보를 알고 움직이지 않고서야 이런 기적의 타이밍이 가능하냐. 그저 운으로 여기기에는 구린 냄새가 진동을 한다”고 지적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개미 등골이 빠질 때 내부 정보의 그림자 아래서 수익을 챙겼다면 공정을 말할 자격이 없다”며 “민 특검이 구속한 피의자 절반 이상이 이른바 ‘별건 수사’였던 만큼, 자신의 의혹에 대해서도 같은 잣대를 적용하는 것이야 말로 ‘공정한 처사’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주 의원도 민 특검을 겨냥해 “민중기도 특검하라. 김건희 구속영장에 이름만 민중기로 바꾸면 된다”고 비판했다.

지난달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국회(정기회) 법제사법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에서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지난달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국회(정기회) 법제사법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에서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뉴스1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인 주 의원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민중기 변명은 김건희와 똑같다”며 “타임라인을 보면 민중기 특검의 미공개 정보 이용이 딱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 특검이 2008년 네오세미테크 주식 1만 주를 매수해 2010년 매도할때까지의 타임라인을 올렸다.

주 의원에 따르면 2010년 민 특검이 주식을 매도한 이후 그해 3월 24일 네오세미테크 주식은 분식회계로 감사의견 거절 및 거래정지됐고 같은 해 8월 23일 상장 폐지됐다.

민 특검은 분식회계 및 상폐 직전의 극적 매도로 최소 1억 원이 넘는 시세 차익은 본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민 특검은 앞서 “2000년초 회사 관계자가 아닌 지인의 소개로 해당회사에 3000만~4000만원가량 투자했다가 2010년경 증권사 직원의 매도 권유로 해당회사 주식을 1억 3000여만 원에 매도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개혁신당 역시 “수사 대상인 김 여사와 같은 종목으로 돈을 번 것 자체가 모순이다”며 “인권을 짓밟던 특검이 이제는 공정마저 무너뜨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 특검의 사퇴를 요구했다.

민 특검을 김건희 특검 후보에 추천했던 민주당은 “해명은 민 특검이 할 일”이라면서도 공식 입장 표명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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