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학생 흉기 난동이 발생한 청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경찰 등이 사고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뉴스1
충북 청주시 한 고등학교에서 흉기를 휘둘러 학교 관계자 등 6명을 다치게 한 학생이 범행을 사전에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청주 흥덕경찰서는 29일 살인미수 및 특수상해 등 혐의로 A 군(17)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A 군은 사건 전날인 27일 집에 있던 흉기 여러 점을 가방에 챙긴 후 다음 날 학교에 왔다. 그는 학교에서 마주치는 사람에게 해코지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을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 군은 경찰에 “학교생활에 적응하기 힘들었고, 대학에 가고 싶은데 공부도 잘 안됐다. 꾹꾹 참다가 폭발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소 괴롭힘이나 학교폭력 등은 없던 것으로 파악됐다. A 군의 담임교사도 “평소 이상 징후나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A 군은 장애등급은 없지만 지적능력에 문제가 있어 지난해 특수교육 대상자로 입학해 특수학급에 배치됐다. 그러다 올해부터 A 군 측 희망에 따라 완전통합으로 재배치돼 일반학급에서 공부했다. 상담 등 특수 교육 서비스도 받아왔다.
경찰에 따르면 A 군은 일반학급에 적응하는 데 힘들어한 데다 어려운 가정형편 등으로 심리적 압박감을 느껴온 것으로 알려졌다.
A 군은 사건 당일인 28일 예정된 상담 일정이 없었지만 스스로 일찍 등교해 특수학급에 찾아가 특수교사와 대화하던 중 갑자기 교사의 목을 졸랐다. 이후 A 군은 교사의 비명을 듣고 달려온 교장, 환경실무사, 행정실 주무관에게 흉기를 휘둘러 가슴과 복부 등을 다치게 했다. 학교 밖으로 뛰쳐나간 그는 주행 중이던 차량 운전자의 얼굴을 흉기로 찔렀고, 인근 공원 저수지 쪽으로 달아나다 행인을 밀친 뒤 저수지에 뛰어들었다.
A 군은 구조된 뒤 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됐다. 경찰은 A 군 휴대전화와 노트북 등을 포렌식해 범행 준비 과정과 동기 등을 수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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