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 청탁 혐의와 경비함정 입찰 비리로 재판에 넘겨진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이 해경 청장 임명 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인척 이모 씨를 찾아가 인사청탁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김 전 청장은 “승진에 도움을 주면 나도 도움을 주겠다”고 했다고 한다.
김 전 청장의 공소장에 따르면 2019년 12월~2020년 1월 사이 부산에 있는 이 씨의 한의원을 직접 찾아가 본인의 인사 프로필 1부를 건네며 “승진에 도움을 주시면 장비납품사 A 사에 도움을 주겠다”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A 사는 이 씨의 고등학교 후배가 관여하는 회사로, A 사가 함정 수주를 한다면 이 씨가 매출의 3%를 받기로 한 상황이었다. 이 씨는 문 전 대통령과 중학교·대학교 동문이며, 배우자가 김정숙 여사와 이종사촌 관계다.
청탁 이후인 2020년 3월 2일 김 전 청장은 청와대로부터 해양경찰청장에 내정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검찰 조사 결과 김 전 청장은 통보 직후 이 씨를 찾아가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이후 김 전 청장은 2020년 7월 해양경찰청이 동해북방대화퇴전담함 등 3000t급 경비함 2척의 주기관에 쓰이는 엔진을 발주하는 과정에서 A 사를 도운 혐의를 받는다. 김 전 청장은 업체를 선정하기 위한 ‘장비선정 심의위원회’의 위원장에 자신의 대학 동기를 선정한 것. 결국 A 사가 사업을 수주했고 검찰은 김 전 청장이 대학 동기를 통해 A 사 선정을 유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김태헌)는 3일 김 전 청장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뇌물수수·부정처사후 수뢰, 공직자윤리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김 전 청장은 지난달 17일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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