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문제 내신시험에 그대로 출제
전속계약 맺고, TF팀 꾸리기도
감사원, 비위 심각 29명 징계 요구
현직 교사 최소 249명이 대형 입시학원과 강사로부터 돈을 받고 수능 및 모의고사 예상문제를 만들어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이 18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교사 249명은 2018년부터 2023년 6월까지 학원이나 강사로부터 총 212억90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문항 거래’의 93.4%는 서울·경기 지역에서 발생했고 교사가 받은 총 금액 기준으로 서울에선 송파구, 강남구, 양천구 등 학교 교사 순서로 범행 비율이 높았다.
서울 송파구의 한 고교 영어 교사는 2015년부터 2021년까지 EBS 수능 연계교재의 집필진으로 참여하면서 아직 발간되지 않은 교재의 문항을 살짝 바꾼 뒤 입시학원 영어 강사에게 팔아 5억8000여만 원을 챙겼다. 이 교사는 2019년엔 강사에게 판매했던 문항 13개를 내신 시험에도 그대로 출제했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고교 수학 교사는 2018년부터 2023년 6월까지 학원 강사와 전속 계약을 맺은 뒤 교재에 들어갈 문항을 만든 대가로 매년 3000만∼4000만 원을 챙겼다. 서울 양천구의 한 고교 수학교사는 동료 교사들과 학원에 보낼 수학 문제를 만드는 ‘TF(태스크포스)팀’을 꾸려 학교 수학연구실에서 정기 회의까지 진행했다.
교사 16명은 학원과의 문항 거래 사실을 숨기고 수능이나 모의평가 출제에 관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EBS 수능 연계 교재를 집필했고 수능과 모의평가 검토위원으로 10차례 참여했던 서울 노원구의 한 고교 영어 교사는 문항 거래로 6956만 원을 챙겼다.
감사원은 비위 정도가 심각한 교사 29명에 대해서는 정직 등 징계를, 나머지 220명에 대해선 적정한 조치를 취하라고 교육부에 통보했다. 감사원은 학원들이 시중에 발간된 EBS 수능연계 교재의 집필진 명단을 보고 교사들에게 문항 거래를 제안한 사실을 확인하고 “집필진 명단 비공개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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