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가느니 의사”…작년 대기업 계약학과 무더기 등록포기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2월 9일 14시 31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의 의대 입시 관련 학원 앞을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대학입시 정시모집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계약학과 5곳이 77명을 모집했지만 138명을 추가 합격시켰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학과에 합격하고도 등록을 포기한 인원만큼 추가 합격자를 발표했다는 뜻이다. 의대 열풍으로 대기업에 취업이 보장되는 계약학과도 수험생에게 외면받는다는 해석이 나오는데 의대 정원이 크게 늘었던 올해는 의대 중복 합격에 따른 계약학과 이탈 인원이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9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4학년도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연세대 한양대의 SK하이닉스 및 삼성전자 반도체 계약학과의 정시 등록 포기자는 모집인원의 1.8배였다. 이는 각 대학이 대입정보포털 ‘대학 어디가’에 공시한 일반전형 합격자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모두 77명을 모집했는데 138명이 추가 합격했다는 것은 최초 합격자 전원과 추가 합격자 중에서도 79.2%가 등록을 포기했다는 의미다.

삼성전자 취업이 보장되는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는 25명을 모집했는데 추가 합격자가 65명이었고 SK하이닉스 계약학과인 한양대 반도체공학과는 10명 모집에 36명을 추가 합격시켰다. SK하이닉스와 계약된 서강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와 고려대 반도체공학과의 정시 모집인원 대비 등록포기자 비율은 각각 140%, 100%였다.

계약학과는 특정 기업에서 계약을 체결한 곳이라 교육과정을 이수하면 졸업 후 취업이 보장된다. 장학금뿐 아니라 학업장려금, 기숙사비 등의 혜택이 많다. 상위권 대학에 개설된 만큼 의대나 서울대 이공계열에 동시 합격하며 계약학과 등록을 포기한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 정시에서는 의대 모집인원 확대로 반도체 계약학과의 등록 포기자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경기 침체로 의대와 계약학과에 중복 합격했을 때 의대 선호도가 더 높을 가능성 있다”고 말했다. 정시 추가 합격자 발표는 13~19일까지 진행된다. 2025학년도 정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 계약학과 5곳의 경쟁률은 평균 7.30 대 1이었다. 한양대 반도체공학과가 13.89 대 1로 가장 높았고 고려대 반도체공학과(8.20 대 1)가 뒤를 이었다.
#대학입시#의대#반도체 학과#대기업#의대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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