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합참 중령, 김용현 재판 나와
지하 전투통제실 대화 내용 증언
“尹, 두번 세번 다시 걸면 된다 해”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안을 결의한 직후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은) 두 번 세 번 더 걸면 된다”고 말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 심리로 열린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 공판에서 계엄 당시 합참에서 근무했던 A 중령이 이같이 증언했다. 현직 신분이라 가명으로 출석한 A 중령은 지난해 12월 4일 새벽 계엄 해제 결의 직후 서울 용산구 합참에 있었다. 그는 지하 전투통제실 내 결심지원실에서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당시 계엄사령관)의 대화를 듣고 국군방첩사령부 단체 대화방에 해당 내용을 공유한 바 있다.
A 중령은 ‘4일 오전 1시 17분경 윤 전 대통령, 김 전 장관과 함께 결심지원실에 들어갔냐’는 특검 질문에 “그렇게 기억한다. 회의가 있는지 뭔지 모르는 상황에서 뭔가 있나 싶어 (따라) 들어갔다”고 밝혔다. 결심지원실 내 인물은 “윤 전 대통령, 김 전 장관, 박 전 총장이 기억난다”고 했다.
당시 윤 전 대통령의 말은 “‘핑계’라는 말이 기억난다. ‘그러게 사전에 잡으라고 했잖아요’, ‘(계엄) 다시 걸면 된다’고 했다”고 밝혔다. 특검 측이 “계엄 해제가 의결된 상황이었는데 윤 전 대통령이 ‘그걸 핑계라고 대요’라고 말한 거냐”고 묻자, “네. 윤 전 대통령이 언성을 높였다”고 답했다. 윤 전 대통령이 ‘두 번 세 번 걸면 된다’라고 언급했다는 자신의 수사 기관 진술에 대해서도 “기억하고 있다”고 했다.
A 중령은 “실무자가 있는 단체 대화방에서 제가 들었던 충격적인 워딩을, ‘야 이거 이미 선 넘었는데 또 넘어야 하나’는 취지로 글을 남겼던 걸로 기억한다”며 “군인들이 국회에 투입되는 모습을 봤을 때 충격이 왔고, (계엄) 또다시 걸면 된다 했을 때 ‘진짜 돌이킬 수 없는 강을 넘어가는구나’ 생각했다”고 밝혔다.
한편 A 중령은 계엄 해제가 의결되기 전 합참 작전회의실에 있던 박 전 총장이 전방 특공여단의 국회 지원 계획을 지시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그는 “국회에 출동한 군 병력이 밀린다는 뉴스를 보고 그렇게 이야기한 것으로 기억한다. 공포탄, 테이저건 이야기도 꺼냈다”며 “(박 전 총장이) 작전회의실에서 ‘국회의원 정족수’라고 적힌 문서를 (보고받은 뒤) 둔 것도 봤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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