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장 시절, 국가유공자 유족의 집 출입문에 명패를 달아주는 사업이 있었다. 애국지사 조원경의 외손녀인 88세 윤준용 할머니와 60대 아들이 세들어사는 집을 찾아갔다. 아들은 공사장에서 막일을 하다 허리를 다쳐 국민기초생활 수급자가 되어 있었다. 명패를 달아드리려 하니 집주인 허락을 받아야 한다며 놓고 가라고 했다.
퇴직 일주일 전 마지막 인사를 드리려 독지가가 기부한 쌀 20kg 포대를 지고 갔다. 다행히 출입문 한쪽에 ‘애국지사의 집’ 명패가 붙어 있었다.
‘할머니, 저 며칠 있으면 정년퇴직합니다. 건강하세요.’
할머니는 말없이 눈물만 글썽였다. 시간을 더 할애해 이야기를 많이 들어드리고 올 걸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담당 통장에게 오며가며 잘 챙겨달라고 당부했다.”
(‘수고했어, 박 동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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