짓밟힌 서부지법 현판…유리창 깨고 민간인 폭행[청계천 옆 사진관]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월 19일 08시 27분


尹 구속되자 지지자 수백 명
서부지법 정문·후문·외벽 부수며 난동
현장 취재진과 민간인 폭행하기도
법원행정처장 “법치주의에 대한 전면적 부정”
19일 새벽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서울 서부지법에 지지자들이 진입해 난동을 부리고 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19일 새벽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서울 서부지법에 지지자들이 진입해 난동을 부리고 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된 19일 새벽 윤 대통령의 지지자 수백 명이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후문에서 건물 외벽과 후문을 부수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이날 새벽 3시께 이들은 서부지법 창문과 외벽 깨부수고 난입했다. 마스크와 복면으로 얼굴을 가린 이들은 현장에 있는 취재진과 민간인을 위협하고 폭행하기도 했다. 경찰은 서부지법 후문에서 이들과 대치할 뿐 진압하지 않고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된 19일 새벽 윤 대통령 지지자 수백 명이 윤 대통령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한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건물을 부수고 취재진과 민간인을 폭행했다. 경찰은 서부지법에 무단 침입해 난동을 부린 윤 대통령 지지자 86명을 연행하고 수사전담팀을 편성했다.

이날 새벽 5시께 이들은 서부지법 후문에서 건물 외벽과 창문을 깨부수고 경찰과 대치 중이었다. 입구를 중심으로 수백 명이 모인 이들은 서부지법을 둘러싼 채 주변으로 접근하는 경찰과 취재진을 막는 데 혈안인 모습이었다. 이들 중 일부는 서부지법 후문으로 향하는 길목 곳곳에 배치돼 ‘정찰조’ 역할을 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서부지법을 둘러싼 채 건물 외벽과 창문을 깨부수고 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서부지법 후문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건물 내부에 오토바이를 눕혀 바리케이드를 세운 이들은 치고 빠지기를 반복하며 건물 외벽과 창문을 깨는 행위를 이어갔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서부지법 후문에 몰려있다. 이들은 취재를 위해 접근한 기자를 둘러싼 뒤 멱살을 잡고 카메라 탈취를 시도하며 주먹을 휘둘렀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마스크와 복면으로 얼굴을 가린 이들은 취재진과 민간인을 폭행하기도 했다. 취재를 위해 현장에 접근하자 이들은 “기자다”라고 소리치며 십수 명이 기자를 둘러쌌다. 건물 외벽을 부수고 창문에 돌을 던지는 등 행위를 취재하려고 하자, 이들은 기자의 멱살을 잡은 뒤 카메라 탈취를 시도하며 주먹을 휘둘렀다. 현장에서 빠져나간 뒤 다시 고개를 돌리자, 이들은 주변을 지나는 민간인을 붙잡고 “기자냐”라고 물으며 집단 린치를 이어가고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서부지법 후문에서 건물 외벽과 창문을 깨부수고 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서부지법 정문 옆에 있는 창문이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자들에 의해 부서져 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서부지법 정문에서 경찰이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자들을 가로막고 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경찰은 이들과 대치를 이어갈 뿐 진압을 시도하지 않고 소극적인 모습이었다. 병력 대다수는 정문에 배치돼 소수의 지지자를 막고 있었다. 후문에 모인 수백명의 인원이 벌이고 있는 폭행과 난동을 알려주자, 현장의 한 경찰 간부는 “지금 간신히 막고 있는 상황이라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라고 말한 뒤 취재진을 폴리스라인 너머로 내보냈다.

19일 오전 서울경찰청은 “지난 이틀간 서부지법에서 벌어진 불법 행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고 엄정 사법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18, 19일 이틀간 서부지법 앞 집단불법행위를 한 86명을 연행해 조사 중이다. 18일 공무집행방해, 월담행위, 공수처 차량방해 등 혐의로 40명을 연행했고, 19일 새벽 서부지법에 집단 침입해 기물을 파손한 혐의 등으로 46명을 연행했다. 이와 함께 1개팀을 전담팀으로 지정해 채증자료 분석 등을 통해 추가 불법 행위자 및 교사·방조한 자들에 대해서도 추적할 예정이다.

이번 서부지법 시위대 난입 사태에 대해 법원행정처장은 19일 입장문을 내고 “심각한 우려와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법치주의에 대한 전면적인 부정이자 중대한 도전으로 절대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철저한 사실 확인과 엄중한 법적 책임이 따라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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