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이상한데?” 비번 공무원 부부, ‘심정지’ 50대 남성 구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5월 26일 15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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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비번 날이던 기장소방소 소속 이영철 주임이 길가에 쓰러져 있던 시민을 응급처지하고 있다,(부산소방본부 제공)
지난 16일 비번 날이던 기장소방소 소속 이영철 주임이 길가에 쓰러져 있던 시민을 응급처지하고 있다,(부산소방본부 제공)

쉬는 날 나들이에 나선 공무원 부부가 심정지 상태로 길가에 쓰러졌던 50대 남성의 목숨을 구한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

16일 오후 1시 5분경 부산 금정구 회동동 왕복 2차로의 개좌고개. 비번이었던 부산소방재난본부 기장소방서 이영철 소방위(41)는 아내와 해운대구 센텀시티에 들렀다가 차량을 운전해 기장군 정관읍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평소에는 왕복 4~6차로 도로인 정관산업로를 이용했지만 이날은 날씨가 좋아 양쪽 도로변에 나무가 우거진 개좌고개에서 드라이브를 즐기고 있었다. 초등학교 교육행정직 공무원인 아내 정준희 씨(41)는 육아휴직 중이라 평일이었지만 이날 비번이었던 남편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부산 기장소방서 이영철 씨.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운전하던 이 소방위는 도로 오른쪽 풀숲에서 자전거 옆에 누워있는 남성을 발견했다. 평소 오르막이 이어지는 도로를 달리다 잠시 쉬는 이들을 자주 본 탓에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고 한다. 그러다 약 300m를 지난 뒤에야 정 씨가 “뭔가 이상한 것 같다. 혹시 모르니 다시 돌아가 보자”고 해 차량을 돌렸다.

부산 해운대교육지원청 소속 교육행정직 정준희 씨.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부산 해운대교육지원청 소속 교육행정직 정준희 씨.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자전거 옆에 쓰러져있던 50대 남성은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이 소방위는 목 부위의 경동맥을 손으로 짚어보고 심장이 뛰지 않는 걸 확인한 즉시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정 씨는 즉각 119에 신고했다. 이 소방위는 7분 뒤 구급차가 도착할 때까지 현장에서 응급처치를 했다.

26일 부산소방재난본부는 이 소방위의 도움을 받았던 50대 남성이 대학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고 일반병실로 옮겨져 건강을 회복 중이라고 밝혔다. 2005년부터 화재진압 소방대원으로 활동 중인 이 소방위는 “많은 시민이 소방서 등에서 심폐소생술 교육을 이수하면 좋겠다”며 “간단한 교육만 받으면 누구나 응급상황에서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공무원 부부#심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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