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배수로에 누워있어”…맨발로 물길 300m 헤친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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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5월 10일 09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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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오후 9시경 울산 남구에서 지하 배수로로 추락한 남성에게 경찰이 다가가고 있다. 유튜브 채널 ‘경찰청’ 영상 캡처
지난 4일 오후 9시경 울산 남구에서 지하 배수로로 추락한 남성에게 경찰이 다가가고 있다. 유튜브 채널 ‘경찰청’ 영상 캡처
5m 아래 배수로로 떨어진 남성이 경찰의 발 빠른 대처로 목숨을 구했다.

9일 경찰청 공식 유튜브 영상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9시경 울산 남구에서 “사람이 물길에 누워있다”는 112·119 신고가 동시에 접수됐다.

먼저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지하 배수로에서 50대 남성 A 씨를 발견했다.

A 씨는 술에 취해 발을 헛디뎌 배수로로 추락했다. 그는 다리와 허리를 심하게 다쳐 움직일 수 없었다. 차가운 물 속에 30분 이상 있다 보니 저체온증 증세까지 보였다.

경찰은 A 씨가 위치한 배수로까지 바로 내려가는 길이 없어, 산책로 끝 지점 배수로를 통해 접근을 시도했다. 300m가량의 물길을 맨발로 이동하자, 추락한 상태 그대로 몸이 굳어있는 A 씨가 보였다. 깊어지는 물과 이끼 때문에 자꾸 미끄러지던 경찰은 가까스로 A 씨에 다다랐다.

이후 경찰은 추위와 두려움에 떨고 있는 A 씨에게 장갑을 벗어주고 말을 건네며 안심시켰다.

경찰이 A 씨에게 장갑을 벗어주며 말을 건네고 있다. 유튜브 채널 ‘경찰청’ 영상
경찰이 A 씨에게 장갑을 벗어주며 말을 건네고 있다. 유튜브 채널 ‘경찰청’ 영상
곧이어 도착한 소방대원들에게 경찰은 접근 경로와 A 씨 상태를 설명한 뒤 이송을 도왔다. 구조를 다 끝낸 경찰은 마지막으로 현장을 벗어나며 앞서 벗어둔 신발을 다시 챙겼다. 경찰의 발에는 상처가 가득한 모습이었다.

A 씨는 현재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고생하셨다. 존경한다” “덕분에 사람 하나 살렸다” “구조돼서 천만다행”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배수로 추락#맨발로 구조#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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