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고 또 미루고’…개강 재차 연기한 대학들, 수업 시수 확보 가능할까

  • 뉴스1
  • 입력 2024년 4월 17일 13시 59분


코멘트
전국 16곳 대학 의과대학이 개강한 15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의과대학 강의실이 고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4.4.15. 뉴스1
전국 16곳 대학 의과대학이 개강한 15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의과대학 강의실이 고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4.4.15. 뉴스1
전국 의과대학 80%가 이번 주 수업을 재개할 것이라던 정부 발표와는 달리 학생들이 돌아오지 않으면서 대학들이 재차 개강 연기에 나섰다.

이미 개강한 대학들 다수가 비대면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 중이며, 현장 실습이 필수인 본과생들의 수업이 계속 미뤄질 경우 수업 시간 확보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7일 대학가에 따르면 15일 수업을 재개할 예정이던 가톨릭관동대와 원광대는 22일로 개강을 또다시 미뤘다. 같은 날 개강하려던 연세대 원주 의대 역시 개강을 ‘잠정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아예 이달 말로 개강을 미룬 대학들도 많다. 건양대·성균관대·전남대·조선대는 이달 29일로 개강을 2주 뒤로 미뤘다.

한 달 넘게 미뤄진 학사 일정을 정상화하기 위해 대학들이 수업을 재개하려 했다가 여전히 전체 의대생(1만 8793명)의 56.3%가 휴학 신청을 하는 등 학생들이 돌아올 기미가 보이지 않자 급히 개강 일정을 조정하는 모습이다.

이미 개강해 예과생과 본과 1·2년 학생을 대상으로 비대면 온라인 수업을 진행 중이던 경북대도 본과 3·4년생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습 수업은 2주 뒤로 연기했다.

경북대 측은 “임상실습 수업 재개가 늦춰짐에 따라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시기를 조정해 수업 일수를 맞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충남지역 의대 중 유일하게 수업을 진행 중인 충남대도는 비대면 강의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충남대 의대 교수들은 담당 학과목의 수업 방식을 온라인 전환을 허락해달라며 ‘원격수업신청서’를 학교 측에 제출했다. 신청서를 접수한 충남대는 학사운영위원회를 통해 원격수업 시행 여부를 서면 검토하고 있다.

다수 대학이 돌아오지 않는 학생들을 위해 채택한 비대면 온라인 수업 방식에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본과생들은 대부분 대면 실습으로 수업이 진행되는데, 학생들이 계속 돌아오지 않으면 수업을 진행할 방법이 없어서다.

만약 다음 달까지 넘어가게 되면 여름 방학 없이 주간과 야간 모두 수업을 한다 해도 학기당 15주 이상의 수업시수를 확보해야 하기 더욱 어려워진다.

특히 현장 실습 위주의 본과생 수업은 주·야간 모두 진행한다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공간 등 현실적인 여건 확보도 힘들어질 수 있다.

지역 의대 본과 2학년 이모 씨는 “휴학계를 내고 실습 수업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일단 사태가 해결될 때까진 계속 학교에 가지 않을 계획”이라고 했다.

의대가 있는 서울 사립대 관계자는 “여름, 겨울방학 모두 없애고 주·야간 모두 합쳐 수업을 해야 한다는 별의 별 의견이 다 나오고 있다”며 “의정 갈등이 해결돼 의대도 정상적으로 수업이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대구=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