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집 수족관 소음 밤새 웅~웅~, 항의하니 이상한 사람 취급[층간소음 이렇게 푼다]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3월 27일 12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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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수족관은 물과 귀여운 물고기로 마음의 안정을 가져다 주기도 합니다. 그런데 수족관에는 ‘브로와’라고 불리는 어항 기포기, 산소발생기 등이 필수품입니다. 이들의 소음과 진동이 만만치 않습니다. 밤새 웅~웅~거립니다. 문제는 이 진동이 아랫집에 그대로 전달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자기는 재미있는 물고기 생활이지만 아랫집에는 큰 고통일 수 있습니다. 아래 사례는 실제 사례입니다. 층간소음으로 고통을 받고 있으면 메일(kkh@donga.com)으로 보내 주시면 전문가들과 상의해 해결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

#사례:빚내서 장만한 새 아파트, 수족관 소리에 미칠 지경

경기도 일산 식사동에 살고 있는 50대 남성입니다. 지난 5년간 빌라에서 살다가 층간소음을 고생 많이 했습니다. 아파트는 층간소음에 덜 시달릴 수 있다는 말에 조용할 것 같은 아파트를 찾다가 포기했습니다. 차라리 안전하게 가자는 가족들 말에 새 아파트를 분양받기로 했습니다. 건설사 분양 홍보문에 ‘층간소음은 없다’라는 문구가 있었습니다. ‘이제는 이전의 빌라에서처럼 악독한 이웃만 만나지 않는다면 층간소음에서 벗어날 수 있겠구나’는 기대감에 부풀었습니다.

하지만 새 아파트라고 소음이 안 들린다는 것은 정말 큰 착각이었습니다. 집에만 들어오면 들리는 웅~웅 소리에 머리가 다 지끈거립니다. 빚까지 내서 오직 층간소음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사온 아파트를 이전의 빌라보다 더 했으면 더 했지 소음이 적게 들리지는 않습니다. 층간소음에 잠을 못자고 시공사에 속았다는 분함이 치밀어 올랐습니다. 가족들에게도 미안하고 살고 싶은 생각이 없었습니다.

딸이 자신이 가진 측정기로 방과 거실에서 재보니 60dB이 나오고 거실에서도 60dB 59Hz로 측정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인지 집안에서 있으면 정말 머리에서 열이 난다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지끈거리고 욱신거립니다. 백색소음을 틀기도 했고, 귀마개를 사용했지만, 한 번 거슬리기 시작하니까 무슨 방법을 써도 소용이 없습니다. 이사 온 지 한 달 만에 이런 고충을 겪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입니다.

처음에는 기계소리 작동하는 소리에 부업을 하나 했는데, 일을 하지 않을만한 새벽에 더 울립니다. 천장이 울리는게 문제가 아니라 방 전체가 24시간 웅~웅~ 소리가 납니다. 결국 딸이 참다못해 위층에 올라가서 혹시 안마기나 건조기를 밤늦게까지 사용하는지 물으러 갔습니다. 안마기도 없고 건조기도 밤에는 사용을 하지 않는다고 했답니다. 딸에게 “우리 소리는 아니고 엘리베이터 작동음일 거” 라고 했답니다. 그런데 딸이 열린 현관문 사이로 거실과 현관 복도에 큰 수족관을 봤다고 합니다.

아마 어항에서도 발생하는 진동이나 공명음이 아랫집 퍼질 수 있는지 문의 드립니다. 여기서 발생하는 소음이라면 대처 방법도 함께 알려 주시면 좋겠습니다. 법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고소하고 싶습니다. 잠을 못 자고 생활도 몽롱한 상태로 하고 있으니 진짜 죽을 것만 같습니다. 도움이 필요 합니다.

차상곤(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의 ‘실전 팁’
여러 가지 정황을 보건대 수족관이 소음과 진동의 주범으로 보입니다. 수족관은 작동모터와 산소발생기로 인해 소음과 진동이 발생합니다. 그 설치 위치와 작동 압력 조절에 따라 발생 강도의 차이가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방법을 추천합니다.

우선 문제 해결을 위해 공론화해야합니다. 현재 발생되는 소음을 녹음한 뒤 아파트 관리소(또는 층간소음관리위원회)에 제출하고 현장방문을 요청하십시요. 현장에 방문하는 사람을 통해 수족관의 위치를 바꾸어 주십시요. 만약 수족관이 진동이 잘 전달될 수 있는 탁자나 철제 등에 놓여 있다면 설치 위치를 이동시켜 주세요. 이와 함께 수족관 바닥에 쿠션재의 설치를 요청하십시요. 다음으로는 수족관 산소발생기의 압력이 너무 높지 않은지 확인 요청하시고, 적정 압력으로 조절을 부탁하기 바랍니다. 위 두 가지 방법을 현장에 적용하면 현재의 소음과 진동은 크게 줄어들 것입니다.


김광현 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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