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 출근 안했을까봐 급히 왔어요”…내원 환자들 ‘불안’ 고조

  • 뉴스1
  • 입력 2024년 3월 26일 13시 29분


코멘트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으로 근무를 중단한 20일 전북 전주시 전북대학교 병원 진료실 앞이 환자들로 북적이고 있다. 2024.2.20/뉴스1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으로 근무를 중단한 20일 전북 전주시 전북대학교 병원 진료실 앞이 환자들로 북적이고 있다. 2024.2.20/뉴스1
“수술한 지 한 달도 안 됐는데, 담당 교수님이 혹시나 안 나오셨을까 봐 급히 왔어요”

전국 의과대학 교수들이 사직서 제출에 나선 지 이틀째인 26일 오전 9시 전북대학교병원. 1층 신경외과 로비에서 80세에 가까운 어머니의 손을 꼭 붙잡고 있던 김모 (51)씨가 한 말이다.

지난 2월말 뇌혈관 질환으로 수술한 어머니와 함께 진료차 병원을 찾은 김 씨는 전날 밤 한숨도 못 잤다고 했다. 전북대학교병원을 포함한 전국 의과대학 교수들의 줄 사직이 이어지면서 이날 담당 교수가 출근 하지 않았을까 걱정됐기 때문이다.

김 씨는 “너무 불안했다. 수술 경과를 살펴보기 위한 진료인데도 어머니의 증상이 너무 안좋았기 때문에 결과를 듣지 못할까 불안한 마음이 컸다”면서 “다행히 오늘 교수님이 출근을 하셨다고 해서 안심하며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늘 진료를 받는다고 해서 불안감이 사라지진 않을 것”이라며 “어머니가 연세가 있으시기도 해서 급작스러운 일이 언제 발생할지 모르니까 지금의 상황이 마무리될 때까지는 계속 불안하고 걱정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날 전북대학교병원에서 만난 환자들은 모두 김 씨와 같은 마음이었다.

어린이병원에서 만난 보호자 한모(40대) 씨도 “아이가 머리 아프다고 해서 지난주부터 입원한 상황”이라며 “오늘 다행히 담당 선생님도 출근했다고 들었고 아직까진 무탈하게 진료나 검사가 이뤄지고 있는데, 앞으로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모르니 걱정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북대학교 의과대학과 전북대병원 교수들은 전날부터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다. 아직까지 정확한 숫자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전날 전북대병원 소속 전문의 5명이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모두 최근 전문의 면허를 딴 ‘펠로우’로 확인됐다. 사직서 수리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병원 소속 임상교수들은 이날 현재까지 사직서를 제출한 인원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대병원 관계자는 “사직서는 교수들이 전산이나 전자 결제를 통해 개별적으로 제출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며 “아직까지 추가로 사직서를 제출한 인원은 없다. 사직서를 제출한 인원의 사직서 수리 여부는 보류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전북대학교 의대 비대위는 전날 성명서를 내고 “의대 증원과 전공의 보호를 위해 사직서를 제출한다”며 “교수로서의 직을 걸고 할 수 있는 모든 행동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북대병원의 경우 진료 업무를 담당하는 전문의 교수는 총 241명이다. 이 중 전북대 의과대 겸직 교수는 122명, 임상교수는 53명, 전임의사 19명, 기타 계약 전문의는 47명 등이다.

(전북=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