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사직 신호탄? 단체회장 “수련 포기, 응급실 떠날것”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2월 15일 09시 39분


코멘트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는 참고사진. 서울의 한 대형 종합병원에서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4.2.13. 뉴스1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는 참고사진. 서울의 한 대형 종합병원에서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4.2.13. 뉴스1
의대 정원 확대를 두고 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전공의(인턴·레지던트) 단체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의 박단 회장이 15일 수련을 포기하고 병원을 그만두겠다는 뜻을 밝혔다. 단체 대표직에서도 물러난다. 박 회장은 동료들을 향해 집단행동을 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는데, 정부가 개별 사직서 제출도 사전에 공모했다면 집단행동으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한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잃어버린 안녕과 행복을 되찾고자 수련을 포기하고 응급실을 떠난다. 2월 20일 사직서를 제출할 예정”이라며 “전공의수련규칙표준안과 민법, 수련계약서에 따라 인수인계에 차질이 없도록 3월 20일까지 병원에서 성실히 근무한 후 병원을 떠나려고 한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전공의(2년 차 레지던트)로 근무해왔다.

그는 “그간 생사의 경계에 놓인 환자를 살려 기쁨과 안도를 느낀 적도 많았지만, 돌이켜보면 병원에서 근무했던 지난 3년은 제 인생에서 가장 우울하고 불행한 시기였다”고 했다. 이어 “죽음을 마주하며 쌓여가는 우울감, 의료 소송에 대한 두려움, 주 80시간의 과도한 근무 시간과 최저 시급 수준의 낮은 임금 등을 더 이상 감내하지 못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전공의 신분이 종료되면서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직을 유지할 수 없어 3월 20일까지만 회장 업무를 수행하게 됨을 공지드린다”며 “추후 보궐 선거 및 운영 방식은 회칙에 의거해 대의원총회에서 논의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언제나 동료 선생님들의 자유의사를 응원하겠다. 부디 집단행동은 절대 하지 말아 달라. 우리 모두의 무운을 빈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진행된 온라인 총회에서 단체행동을 유보한 전공의 사이에선 개별적으로 사직서를 내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13일에는 대전성모병원 인턴이 유튜브에 실명을 공개하면서 “의사에 대한 적개심과 분노로 가득한 상황에서 더 이상 의업을 이어가기 힘들다”며 레지던트에 지원하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14일 브리핑에서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항의의 표시로 사전에 사직을 (전공의) 동료들과 상의했다면, 집단 사직서 제출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