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썰매장 붕괴사고 아비규환 때 시민 목숨 구한 비번 소방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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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12월 26일 16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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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민호 소방장.(충북소방본부 제공).2023.12.26./뉴스1
권민호 소방장.(충북소방본부 제공).2023.12.26./뉴스1

지난 24일 충북 청주의 눈썰매장에서 붕괴 구조물에 깔리는 사고를 당한 시민들이 마침 가족과 휴일을 보내던 소방관의 신속한 대처로 위급상황을 넘겼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6일 충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충북안전체험관 소속 권민호 소방장(41)은 성탄절 이브인 24일 가족과 함께 휴일을 보내기 위해 청주시 상당구 지북동의 눈썰매장을 찾았다.

7살 아들과 어린이코스에서 눈썰매를 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던 권 소방장은 별안간 ‘쿵’하는 굉음과 함께 큰 진동을 느꼈다.

권 소방장은 굉음이 난 방향 쪽에 이용객 몇 명이 넘어져 있는 것을 보고 긴급한 상황임을 직감, 즉시 달려갔다.

그가 현장에 다다랐을 때는 성인용 코스 이동통로 지붕이 무너져 시민 10여 명이 구조물과 얼음에 깔린 상태로 뒤엉켜 있었다.

사고 현장 주위엔 울음소리와 고성으로 아수라장이었고, 시민들은 깔린 사람들을 꺼내려 애를 쓰고 있었다.

24일 오후 4시18분쯤 충북 청주시 상당구 지북동 눈썰매장에서 비닐하우스 형태의 보행통로 지붕 구조물이 무너져 당시 10여명이 깔렸다 구조됐다.(충북소방본부 제공).2023.12.24/뉴스1
24일 오후 4시18분쯤 충북 청주시 상당구 지북동 눈썰매장에서 비닐하우스 형태의 보행통로 지붕 구조물이 무너져 당시 10여명이 깔렸다 구조됐다.(충북소방본부 제공).2023.12.24/뉴스1
권 소방장 역시 곧바로 붕괴현장으로 뛰어 들어갔다. 붕괴 중심부에는 앳된 남학생과 성인 여성이 겹겹이 쌓인 지붕 철골과 얼음에 눌려 옴짝달싹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

권 소방장은 먼저 남학생을 먼저 구조해 주변 시민들에게 심폐소생술(CPR)을 맡긴 뒤 다시 현장으로 향해 얼음과 철골 구조물을 맨손으로 전부 들어내 여성을 겨우 바깥으로 구조했다.

당시 여성은 심한 압박으로 얼굴과 온몸이 까맣게 변하는 청색증이 관찰될 정도의 심각한 상태였으나, 권 소방장의 심폐소생술로 의식을 되찾았다.

권 소방장의 발 빠른 대처가 자칫 심각한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던 사고를 막아낸 순간이었다.

이후 이들은 신고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병원으로 치료를 받고 있으며, 다행히 생명에는 큰 지장은 없는 상태다.

그는 이날 구조작업 과정에서 다리에 피멍이 드는 등 상처를 입기도 했으나, 가족의 도움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한다.

권 소방장은 “현장에서 구조작업을 지켜 본 아내와 아들이 자랑스럽다고 생각해주니 없던 힘도 절로 난다”며 “앞으로도 사고 현장이 있다면 지체없이 뛰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2014년 소방에 입문한 권 소방장은 과거에도 심폐소생술로 심정지 환자를 살려 ‘하트세이버(Heart Saver)’를 3회 수여 받기도 했다.

(청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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