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사법개혁안 마련 착수… 15일 법원장회의서 윤곽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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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덕담 말고 구체적 조언을”
‘법원장, 장기미제사건 투입’ 의지
법원 내부 “능력 중심 인사 신호”

조희대 대법원장(66·사법연수원 13기·사진)이 주변 법조인들에게 “덕담 말고 (사법개혁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말해달라”며 사법개혁 세부방안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2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조 대법원장은 전날 취임식에서 만난 한 전직 고위 법관에게 “나 말고 당신이 (대법원장을) 했다면 더 잘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한다. 조 대법원장은 취임식 직전 법조계 고위 인사들과의 차담에서도 후임 선정 절차를 시작한 안철상 민유숙 대법관의 후임 추천과 관련해 “치우치지 않은 훌륭한 분이 올 수 있도록 힘써달라”며 고개 숙여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대법원장이 최우선적으로 추진 중인 과제는 ‘법원장 후보 추천제’ 개혁과 장기미제사건 법원장 투입이다. 이를 두고 법원 내부에선 “능력 중심으로 법원장 인사를 하겠다는 시그널”이란 반응이 나온다. 법원장 후보 추천제 도입 이후 인기영합주의로 흘렀던 법원장 선출 방식을 개선해 누적된 장기미제사건을 책임지고 해결할 수 있는 법관을 법원장으로 등용하겠다는 취지란 것이다. 한 고법 판사는 “법원장이 명예롭기만 한 자리가 아니라 어려운 장기미제사건을 처리할 능력이 있는 법관이 가는 자리로 만들겠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조 대법원장은 취임식 당일 대법원 재판연구관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신속한 재판을 강조하며 판사들이 업무 동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대법원 관계자에 따르면 조 대법원장은 “열심히 하는 일선 법원 판사들이 인정받지 못하는 대외적 문제들을 잘 해결해 나가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내년 2월경 예정된 법원 정기인사가 이 같은 조 대법원장의 인사 철학이 드러나는 첫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임기 2년을 채운 서울행정법원, 서울동부지법 등 총 7곳의 법원장이 바뀔 전망이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15일 예정된 전국법원장회의에서 법원장 후보 추천제 개혁안에 대해 최종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친 뒤 구체적인 인사 방향 등을 공개할 계획이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조희대#사법개혁안#장기미제사건 투입#법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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