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 12월 역대 최고기온 가능성…“겨울기온 상승 뚜렷”

  • 뉴시스
  • 입력 2023년 12월 8일 13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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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대부분 지역 최고 20도 안팎…제주는 23도
시민들 “겨울 같지 않아…기후위기인가 싶기도”
전문가 “지구 가열되며 겨울 기온 상승 뚜렷”


낮 최고기온이 20도 안팎을 오르내리는 고온 현상이 이어지면서 시민들이 롱패딩 대신 얇은 외투를 꺼내 입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앞으로 고온 현상이 더 자주 더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8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낮 최고기온은 15~20도를 오르내리겠다. 특히 경기북부와 강원영서에서 10도 이상, 그 밖의 전국 대부분 지역은 15도 이상으로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충남 보령군과 경기 동두천시는 일 최저기온(9.8도와 5.5도)이 12월 기준으로 역대 두 번째로 높았다. 이날 낮 최고기온 집계가 끝나면 일부 지역에선 12월 기온으로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 기준 역대 12월 일 최고기온은 지난 1968년 12월9일 17.7도이고, 2위는 같은 해 12월8일 16.6도다. 3위는 1949년 12월1일 16.4도다.

이날 서울 낮 최고기온은 16도로 예상되는 가운데, 역대 일 최고기온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내일(9일)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평년보다 5~10도가량 높은 기온이 나타나 12월 최고 극값을 경신하는 지역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 주까지도 아침 최저기온은 13도, 낮 최고기온은 18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시민들은 도심 곳곳에서 두꺼운 패딩을 손에 들고 다니거나, 패딩 대신 얇은 겉옷을 걸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오전 11시께 서울 종로구 종로5가역 인근에서 패딩을 손에 들고 이동 중이던 30대 박모씨는 “오늘은 날씨가 봄 같아서 좋기도 하지만 오후엔 기온 20도 정도까지 오른다고 해서 겨울이 맞나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

패딩 대신 봄·가을용 코트를 입은 서민주(28)씨도 “12월에 20도 가까운 기온을 보이는 게 신기하다”며 “점점 겨울이 겨울 같지 않고, 여름이 여름 같지 않아서 기후 위기인가 싶다”고 했다.

기상청은 최근 겨울철 고온 현상의 원인으로 따뜻한 서풍의 유입을 지목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차가운 성질의 대륙 고기압이 저위도로 내려오면서 따뜻한 성질의 이동성 고기압으로 변했다”라며 “이후 우리나라 남쪽에 위치한 고기압이 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며 우리나라로 따뜻한 서풍이 유입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최근 해수면 온도 상승과 지구온난화 추세도 최근 겨울철 고온 현상에 영향을 미쳤다. 앞서 기상청은 지난달 23일 올겨울 3개월(12월~2월) 전망 자료를 통해 “북풍류 유입이 감소하고 남쪽에서 수증기가 유입돼 평년보다 기온이 높은 경향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1973년 기상 관측 이래 전체 기간 변화를 살펴보면 12월엔 큰 변화 경향은 없었으나 1월은 1.4도, 2월은 2.1도 각각 기온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예측 근거를 기준으로 이번 달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따뜻할 확률이 각각 40%에 달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1월은 평년과 비슷할 확률이 50%였고, 2월에도 평년과 비슷하거나 따뜻할 확률이 각각 40%로 전망됐다.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 추세 속에서 이 같은 겨울철 고온 현상이 앞으로 더 자주, 더 강하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조천호 전 국립기상과학원장은 “점점 지구가 가열되면서 겨울철 기온 상승은 더 빠르고, 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라며 “이번 고온 현상을 단순히 기후 위기 때문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이 같은 상황이 점점 더 자주 그리고 더 강하게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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