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모인 이스라엘인 “지금은 테러 상황…지지 바라”

  • 뉴시스
  • 입력 2023년 10월 17일 14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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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스라엘인 등 200여명 모여
"이스라엘인들, 예전으로 못 돌아가"
"여러분 변함 없는 지지 필요" 호소
바이올린 연주에 눈물…꽃다발 전달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서울 도심에서 이스라엘인들이 모여 지지를 호소하는 집회를 열었다.

‘한국-이스라엘친선협회’와 ‘이스라엘포럼’은 이날 오전 11시께부터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이스라엘 연대 지지 집회를 열고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요청했다.

이날 집회에는 한국인들뿐만 아니라 국내 거주하는 이스라엘인들이 다수 참여해 주최 측 추산 200여 명이 모였다. 이들은 ‘이스라엘을 지지합니다’ ‘하마스는 IS’ 등 손 팻말과 이스라엘 국기를 들고 행사 시작 전부터 인도를 가득 채웠다.

검은색 정장에 키파(유대인들이 착용하는 전통 모자)를 쓴 차림으로 등장한 아키바 토르 주한이스라엘 대사는 “이스라엘은 강하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에게 친구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투쟁의 목표는 하마스가 더 이상 이스라엘에게 위협이 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라며 “전쟁이 확장되지 않길 바라지만, 싸워야 한다면 우린 싸울 것이고 승리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를 대신해 참석한 조이 사쿠라이 주한미국대사관 공관 차석은 “테러리즘은 정당화될 수 없다. 우리는 항상 이스라엘을 지지할 것이며, 앞으로도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를 잡은 리앗 쇼함 주한이스라엘 영사는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저도, 가족들도, 친구들도 온전한 상태가 아니다”라며 “상처받고 무너진 마음이지만, 우린 우리의 길을 다시 찾고 삶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했다.

친선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황우여 전 교육부총리는 “현 상황은 전쟁이 아닌 테러”라며 “이스라엘의 평화를 위해 기도하며, 하마스의 잔혹행위를 규탄한다”고 말했다.

이날 친구와 함께 집회에 참석했다는 이스라엘인 조이 타박(Zoey Tabak·26)씨는 “이스라엘은 작은 나라라 한 다리 건너면 모두가 다 아는 사이”라며 “어느 날 내 가족이, 친구가 죽었다는 소식이 SNS에 올라올까봐 가장 겁이 난다”고 털어놨다.

그는 울먹이며 “이스라엘인들은 이번에 참수당한 아기, 피로 뒤덮힌 집 바닥 등 끔찍한 장면을 너무 많이 봐 다신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런 상황에 많은 한국인들이 광화문에 나와 함께 해줘서 고마웠다”고 했다.

참가자들은 ‘하마스는 만행을 멈추고 이스라엘 인질들을 즉시 돌려보내라’ ‘우리 모두는 이스라엘 편에 서서 이스라엘의 평화를 기원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마무리했다. 이들은 행사가 종료된 뒤에도 자리에 머물며 사진을 찍고 포옹하는 등 서로 격려한 후 해산했다.

경찰은 2개 중대를 배치해 만일의 상황에 대비했지만, 집회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한편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안식일이던 7일(현지시간) 오전 6시30분께 이스라엘을 향해 20분 만에 로켓 5000발을 발사하고 수백 명을 이스라엘에 침투시켰다. 이에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가자 지배 종식’을 선언하며 보복 공습 등 반격에 나서 수천 명에 달하는 민간인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상황이 격화되며 국내에서도 관련 집회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1일 국내 거주하는 팔레스타인인들을 포함한 무슬림들이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연 바 있다. 이들은 “팔레스타인의 저항은 정당하다”며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폭격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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