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굶어서, 절도” 경찰관이 분유 사줬던 40대 어머니 ‘집행유예’

  • 뉴스1
  • 입력 2023년 9월 8일 1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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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3일 강원 원주시 관설동의 한 마트에서 분유를 고르고 있는 경찰관 자료사진. (뉴스1 DB)
지난 3월 23일 강원 원주시 관설동의 한 마트에서 분유를 고르고 있는 경찰관 자료사진. (뉴스1 DB)
어려운 가정형편에 강원 원주의 한 마트에서 분유 등을 훔친 혐의를 받은 40대 여성에게 도움의 손길부터 내민 경찰관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후원문의도 쇄도(뉴스1 6월 2일 보도)했던 여성에게 집행 유예가 선고됐다.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 2단독 박현진 부장판사는 절도 혐의로 기소된 A씨(41·여)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8일 밝혔다. 또 보호관찰을 받을 것도 명했다.

A씨는 올해 3월 23일 강원 원주시의 한 매장에서 간편식 등 16만여 원 상당의 물건을 훔친 혐의로 기소됐다. 또 2021년 11월쯤 마트와 편의점에서 3차례 걸쳐 적게는 4500원, 많게는 8만2000여 원 상당의 물품을 훔친 혐의도 받았다.

박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동종 범죄로 4회 처벌된 적 있고, 수사를 받는 중에도 일부 범행을 저지르는 등 동종 범행을 반복했다”면서도 “범행을 인정하는 점, 피해 정도가 비교적 크지 않고, 두 사건의 피해품이 현장에서 모두 회수된 점, 피고인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앞서 지난 3월 범행당시 A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한 경찰관에게 가정형편상 돈이 없고, 아기가 굶고 있다는 사정을 털어놨다.

그 경찰관은 처음에 A씨의 말을 믿을 수 없었으나, ‘아기’라는 말에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 A씨의 동의를 얻어 그의 집을 찾았다.

경찰관의 눈에 들어온 A씨의 집은 10평 남짓한 원룸이었고, 빈 분유통이 널려 있었다고 한다. 태어난 지 몇 달 되지 않은 아이의 사정을 알게 된 경찰관은 당시 5만원 상당의 분유 1통을 구매한 뒤 A씨에게 전해주면서 당시 A씨가 처한 상황 등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눴다.

이 같은 사연이 알려지면서 원주시의 한 행정복지센터는 A씨를 돕겠다는 취지의 문의전화를 하루 약 100통 정도 받는 등 후원문의가 몰린 적 있다.

(원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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