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카눈에 꺾인 가지 절단 수술…천연기념물 속리산 ‘정이품송’ 수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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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8월 11일 13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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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호 태풍 ‘카눈’에 꺾인 속리산 정이품송 가지 절단 작업을 하고 있다. (보은군 제공) /뉴스1
6호 태풍 ‘카눈’에 꺾인 속리산 정이품송 가지 절단 작업을 하고 있다. (보은군 제공) /뉴스1
천연기념물 103호인 충북 보은 속리산 ‘정이품송’이 가지를 잘라내는 대수술을 받았다.

보은군은 11일 전날 6호 태풍 ‘카눈’이 몰고온 비바람에 꺾인 이 나무의 북쪽방향의 가지 2개를 잘라내는 절단 수술을 했다.

절단한 가지는 각각 지름 14㎝와 10㎝, 길이 5m와 4m 크기다.

보은군은 애초 태풍 피해를 본 꺾인 가지를 되살리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환부가 비틀어지며 찢긴 상태여서 달리 방법이 없어 절단을 택했다.

절단된 속리산 정이품송 2개 가지 모습.(보은군 제공) /뉴스1
절단된 속리산 정이품송 2개 가지 모습.(보은군 제공) /뉴스1

가지 절단을 진행한 현대나무병원 관계자는 “꺾인 부위가 뒤틀려 있지만 건강 상태는 양호한 상황”이라며 “환부에 도포제를 뿌려 잘 보호하면 추가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뿔꼴의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던 정이품송은 노쇠한 데다 온갖 풍파를 겪는 수난을 당하고 있다.

1980년대 중부지방을 강타한 솔잎혹파리로 인해 죽을 고비를 맞아 10년 가까이 방충망을 뒤집어쓰고 투병했다. 하지만 수세가 약화한 탓에 태풍·폭설 때마다 가지가 부러지는 수난을 당했다.

절단된 속리산 정이품송 2개 가지 모습.(보은군 제공) /뉴스1
절단된 속리산 정이품송 2개 가지 모습.(보은군 제공) /뉴스1
1993년 2월에는 지름이 26㎝나 되는 서쪽 큰 가지(지름 25㎝에 길이 6m)를 잃은 데 이어 5년 뒤 바로 옆의 지름 20㎝짜리 가지가 말라 죽으면서 원뿔꼴의 정이품송 모습은 더는 볼 수 없게 됐다.

또 2007년과 2010년 돌풍으로 지름 20㎝ 안팎의 가지가 부러졌다. 2012년 8월 태풍 ‘볼라벤’이 북상하면서 지름 18㎝ 서북쪽 가지 하나를 더 잃었다. 이듬해에는 솔잎혹파리가 날아들면서 잎이 누렇게 말라 죽는 피해를 입었다. 2021년에는 강풍으로 가지가 부러지기도 했다.

(보은=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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