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홍 막냇동생 입 열었다…“큰형에게 동생들은 착취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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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8월 10일 08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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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박수홍이 지난 3월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횡령) 위반 혐의로 기소된 친형 박모 씨와 배우자 이모 씨에 대한 4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방송인 박수홍이 지난 3월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횡령) 위반 혐의로 기소된 친형 박모 씨와 배우자 이모 씨에 대한 4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방송인 박수홍의 막냇동생이 박수홍의 출연료 등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큰형 부부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큰형은 작은형(박수홍)과 나를 착취 대상으로 여긴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9일 오후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배성중) 심리로 진행된 박수홍 형 부부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횡령) 위반 혐의 7번째 공판에 박수홍 막냇동생 부부가 증인으로 참석했다.

박수홍 형 부부는 2011년부터 2021년까지 박수홍의 매니지먼트를 전담할 때 회삿돈과 박수홍의 개인 자금 등 총 61억7000만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막냇동생 부부 명의의 계좌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재판에서 막냇동생 부부는 자신들의 명의로 계좌가 개설됐다는 사실조차 몰랐다고 증언했다. 막냇동생 A 씨는 “내 명의로 개설된 계좌를 처음 본 건 2020년”이라며 “이번 사건이 언론에 공개되기 몇 개월 전 박수홍이 찾아와 큰형과 재산 다툼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줬을 때 처음 알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과거 박수홍이 운영하던 웨딩 사업체에서 일할 당시 신분증을 빌려줬을 때 큰형이 계좌를 만든 것으로 추측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내 명의의 통장 이용 내역을 아예 모른다”고 했다.

A 씨는 큰형이 자신과 동업할 당시 지분 약속을 지키지 않거나, 가치관 충돌로 인해 사이가 좋지 않았다고 밝혔다.

A 씨는 “어릴 때부터 큰형과는 가치관이 달라서 사이가 좋은 편이 아니었다. 같이 사업을 할 때도 의견 충돌이 있었다”며 “웨딩 사업을 할 때 25%의 지분을 받기로 약속하고 공동대표로 참여했는데 3년 후 어디에도 등재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더 이상 보기 싫은 마음에 2010년에 (회사를) 나왔고 그 후 8년 정도 만나지 않았다. 원수가 된 상황에서 엮이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동생들이 왜 이런 일로 고통받아야 하는지 이해 못 하겠다. 이런 이슈로 사람들에게 피로도를 주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큰형은 작은형과 나를 착취의 대상으로만 여긴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용의 대상”이라고 증언했다.

큰형 측은 막냇동생 부부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큰형 측은 휴대전화 메신저 대화 내용을 증거로 제시했다. 이 대화에는 막냇동생 부부가 해당 계좌로 급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정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A 씨는 “큰형은 가부장적인 사람이다. 관계 회복을 위해 묻는 말에 답을 했을 뿐”이라고 했고, A 씨 아내는 “솔직히 관심이 없었고 그냥 ‘네’라고 대답했다. 전 소득이 없고 제 통장을 큰아주버님 내외가 알아서 쓴 것”이라고 했다.

박수홍 측은 막냇동생 부부의 증언에 대해 “가족 중에 박수홍을 위한 증언이 나와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박수홍 측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존재의 노종언 변호사는 “박수홍이 굉장히 놀랐다. 모든 가족에게 버림받았다고 생각하고 있다가 오늘 막냇동생의 이야기를 듣고 흐느꼈다고 하더라”고 뉴스1에 전했다.

검찰은 박수홍 형이 △박수홍 개인 계좌에서 29억 원 △인건비 허위 계상으로 19억 원 △부동산 매입으로 11억7000만 원 △기획사 신용카드 사용 등 방식으로 회삿돈 1억8000만 원 등을 빼돌린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큰형 측은 공소사실을 대부분 부인하면서 2021년 4월과 10월 회사 법인계좌에서 각각 1500만 원, 2200만 원을 인출해 변호사 선임 비용으로 사용한 혐의만 인정하고 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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