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사과 한마디 없어” 초등 제자에 폭행당한 교사 남편

  • 뉴시스
  • 입력 2023년 7월 20일 11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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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기 초부터 계속된 욕설과 폭행
해당 교사 전치 3주 상해외 PTSD 진단
교사 남편, "내 손길에도 움찔, 가해 부모는 사과 한 마디 없어"

초등학생 제자에게 폭행을 당해 전치 3주의 진단을 받은 교사의 남편이 인터넷 글을 통해 피해 사실을 알리고 탄원서 제출에 동참해 달라며 호소했다.

지난 19일 피해 교사의 남편 A씨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제 아내가 폭행을 당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A씨는 올해 피해 교사 B씨에게 들은 해당 학생 C군의 내용으로 글을 시작했다. A씨에 따르면 “(아내가) 올해 반에 분노조절이 안되는 아이가 한 명 있다고 하더라. 처음엔 그래봐야 욕 좀하고 소리 지르는 애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후 “하지만 C군이 개학 이틀 차에 화가 나서 밥 먹던 여자애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고, 며칠 뒤엔 남자애를 때리고, 그 다음 주에도 그러기에 아내가 막았더니 아내를 때렸다”며 “더 황당한 건 부모 반응이었다. ‘미안하다 괜찮으시냐’는 말 한마디 없다더라”고 B씨가 학기 초부터 C군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전했다. B씨는 정신과를 다니며 불면증에 시달렸고 C군의 욕설과 폭행은 날이 갈수록 심해졌다.

지난달 30일, A씨는 “아내에게 전화가 왔다. 한참을 울다가 그 녀석에게 맞았다고 하더라”며 사건 당일 일을 고백했다. “학기 초, C군이 선생님과 친구들을 때려 주2회 상담 수업 시간이 배정됐다. 체육 시간과 겹쳤고 그 시간을 안 바꿔줬다고 (아내를) 때렸다”며 “(아내가) 설득해도 통하지 않고, 아내에게 책을 던지며 욕설을 하고, 왜 욕하냐고 물으니 ‘그럼 때려줄까’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내가 C군에게 ‘또 선생님을 때리면 고소할 수 있다’고 말하자 160㎝가 넘는 키에 몸무게 70~80㎏인 학생이 아내를 들어 던지고 주먹질과 발길질을 했다. 해당 학생은 가위와 탁상거울까지 집어던졌다”며 “이거 특수폭행 아니냐, 화가 뻗친다”고 울분을 토했다.

또 A씨는 “아내는 C군의 마음을 열어보겠다며 C군이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해 색연필 세트와 스케치북도 사줬다. 체스를 좋아한다고 해 체스를 사가고 C군과 같이 해야 한다며 체스를 알려달라고 했었다”며 “C군에게 맞는 동안 소리를 지르면 정서적 학대라는 말을 들어서 소리도 못 질렀다. 머리만 감싸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A씨는 “아직까지 C군의 부모는 전화한통 없다. 학교에 전화해보니 (C군의 부모가) ‘우리 애 탓만은 아니다. 선생님 잘못도 있다’고 했다더라. 가만히 놔두면 평생 아내탓이라고 할 것 같아 아주 치가 떨린다”며 “법 앞에서 그 부모와 학생이 진심으로 반성하고 사과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B교사는 전치 3주 상해에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진단을 받아 학교에 나가지 못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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