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檢, 알펜시아 매각 주관 회계법인이 KH에 경쟁사 입찰 정보 흘려준 정황 확보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6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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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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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그룹의 알펜시아리조트 매각 입찰 방해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입찰 주관사인 A 회계법인 관계자들이 입찰 마감 전 경쟁사 참여 여부 등 핵심 정보를 KH 측에 흘려준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검사 신준호)는 알펜시아 입찰 업무를 주관한 A 회계법인을 압수수색하고 관계자 등을 불러 조사하는 과정에서 A 회계법인 관계자들이 KH 측과 수시로 연락하며 “경쟁사 입찰이 없다”는 취지의 정보를 흘린 정황을 파악했다고 한다. 경쟁사 입찰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 KH가 계열사인 KH강원개발과 평창리츠(설립 당시 ‘KH리츠’)를 활용해 사실상 단수 입찰하고 최저 입찰가를 써내 비용 수백억 원을 아낄 수 있었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검찰은 참고인 신분인 A 회계법인 관계자들을 입찰방해 방조 등의 혐의로 입건할지 검토하고 있다.

또 검찰은 A 회계법인이 KH가 계열사 두 곳을 이용해 사실상 단수 입찰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묵인한 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입찰에 참여한 KH 계열사 두 곳이 A 회계법인에 제출한 서류 상당 부분이 동일했다는 것이다. 더 높은 금액을 써낸 KH강원개발이 낙찰자로 선정된 후 A 회계법인은 입찰 성사 수수료로 20억~30억 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강원도가 KH에 “유찰 방지를 위해 2개 법인으로 나눠 입찰에 참여하라”는 취지로 제안한 문서 등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런 내용을 A 회계법인도 알고 있었는지 확인하고 있다. 또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가 이 과정에서 지시하거나 보고받은 사실이 있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이에 대해 A 회계법인 측은 “검찰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입장을 표명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검찰은 해외 도피 중인 KH 배상윤 회장이 송환되는 대로 불러 조사한 뒤 최 전 지사 등에 대한 기소 여부를 판단하고 사건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구민기 기자 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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