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 여행 중 3개월 일찍 태어난 1.3kg 미숙아, 韓 이송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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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6월 14일 09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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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기 안에서 미숙아 B 양을 돌보는 순천향대 부천병원 의료진. 순천향대 부천병원 제공
여객기 안에서 미숙아 B 양을 돌보는 순천향대 부천병원 의료진. 순천향대 부천병원 제공

미국 괌으로 태교 여행을 갔던 한국인 관광객이 예정일보다 3개월 일찍 출산을 했다. 현지에서 체중 1.3kg의 미숙아로 태어났던 아이는 국내 의료진의 도움으로 안전하게 한국으로 이송됐다.

14일 순천향대 부천병원에 따르면 임신 7개월(28주)째인 산모 A 씨는 지난 4월 괌으로 태교여행을 떠났다. 괌에서 여행하던 A 씨는 호텔에서 갑작스러운 진통을 느꼈고 괌 메모리얼 병원에서 딸 B 양을 출산했다.

보통 신생아들은 수정된 지 38~40주 이내에 태어나지만, B 양은 28주째에 태어나 몸무게가 1.3kg밖에 안 됐다. 이렇게 37주 이내에 태어난 아이는 미숙아나 이른둥이로 분류된다.

저체중 미숙아였던 B 양은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했지만, 괌에는 B 양을 치료할 신생아 전문의가 단 한 명도 없었다.

당황한 A 씨는 과거 괌에서 태어난 미숙아를 국내로 이송한 경험이 있는 김호중 순천향대 부천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에게 연락을 해 도움을 요청했다.

대한응급의학회 이송연구회 소속이기도 한 김 교수는 박가영 소아청소년과 교수, 곽인정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와 함께 이후 40일 넘게 A 양의 부모와 연락을 하며 이송 계획을 세웠다.

김 교수팀은 여객기 내에서 미숙아의 체온을 유지하면서 산소 공급을 원활하게 하는 방안을 마련한 끝에 괌으로 직접 향했고, 지난 10일 B 양을 인천국제공항으로 이송했다.

현재 B 양은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 입원해 미숙아 망막병증 검사와 청력 검사 등을 했으며 향후 필요한 치료를 추가로 받을 예정이다.

A 씨는 이송 과정과 관련해 “해외 여행지에서 갑자기 출산해 너무 당황스럽고 불안했다”며 “교수님들이 지속해서 소통하면서 안심시켜 줬고 아이도 건강하게 국내로 데려올 수 있었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지난달 말) 괌에 태풍이 몰아친 탓에 2차례 정도 이송 계획이 어긋나기도 했다”며 “생후 6주 만에 국내로 안전하게 이송했다”고 밝혔다.

그는 “출산 전 해외로 태교 여행을 계획한다면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며 “현지에서 입원하거나 치료받는 경우에 대비해 출국 전에 해외 여행자보험에도 꼭 가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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