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소아과 700여곳 ‘노키즈존’ 될판…“근본문제 해결에 총력다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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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6월 5일 12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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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이 2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소아청소년과 폐과와 대국민 작별인사’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히던 중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2023.3.29/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이 2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소아청소년과 폐과와 대국민 작별인사’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히던 중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2023.3.29/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이 2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소아청소년과 폐과와 대국민 작별인사’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3.3.29/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이 2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소아청소년과 폐과와 대국민 작별인사’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3.3.29/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소아·응급·비대면 진료’ 관련 당정 협의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4.5/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소아·응급·비대면 진료’ 관련 당정 협의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4.5/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동네 병의원 소아과 의사들로 주축이 된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가 오는 11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소아청소년과 탈출(노키즈존)을 위한 제1회 학술대회’를 연다. 행사 제목에서 볼 수 있듯 소아과를 포기하고 다른 진료를 하려는 의사회원들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일선 의료현장은 입을 모아 “동네 의원은 경영난에, 어린이병원과 종합병원 소아과 등은 구인난에 허덕인다”고 호소했다. 정부와 의료계는 물론 사회 각계가 무너진 어린이 의료체계를 복구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전문가 조언이 잇따른다.

의사회는 11일 학술대회에서 △진료실에서 바로 적용하는 보톡스 핵심 △고지혈증의 핵심 정리 △당뇨의 진단과 관리, 비만 치료의 실전 적용 등을 가르친다. 소아과 진료를 빨리 접고, 돈이 되는 성인병 관리나 미용시술을 해보자는 취지다. 의사회는 이날 참석할 소아과 전문의가 711명이라고 밝혔다.

임현택 의사회장은 지난 3월 29일 폐과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0년간 소청과 의사들의 수입이 28% 줄어들어 더 이상 운영할 수 없는 상황에 도달했다. 지난 5년간 의원 662개가 경영난으로 폐업했는데도 유일한 수입원인 진료비는 30년째 동결됐다. 이제는 간판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경영난에 허덕이는 동네 의원과 달리 어린이병원 등은 구인난에 시달리는 모습이다. 국내에 가장 오래된 어린이병원인 소화병원은 지난 3일부터 주말 진료를 중단했다. 담당 의사가 그만두고 대체인력을 구하지 못해서다. 새벽부터 줄을 설 정도로 환자가 많이 몰렸는데 이들은 다른 병원을 찾아야만 한다.

상급종합병원인 가천대 길병원도 의사 부족으로 지난 2022년 12월부터 2023년 1월까지 소아과 병동 문을 닫은 바 있다. 특히 전체 2023년도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정원 208명 중 지원자는 53명에 그쳤다. 동네 소아과 의원, 어린이병원, 수도권의 대형 상급종합병원 모두 고질적인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이미 소아청소년과 의료기관 등에 대한 보상 강화, 소아 응급 진료 기능 강화 등을 담은 ‘소아 의료체계 개선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또한 대책 발표 이후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지역사회 병의원 등과 소통하며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있다는 게 복지부 설명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소아과 의사를 하겠다는 사람이 적은데 수가를 올리고 소아 전문 진료센터를 늘리면 의료공백 우려가 해소되겠느냐는 지적을 제기했다.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 교수는 “보건 의료체계 전반을 재편할 대책이 없는 한, 중병 환자에 일회용 반창고 수준에 그친다”고 말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재무상임이사를 지낸 이평수 전(前) 차의과학대학교 보건의료산업학과 교수는 “소아과 전문의 육성도 좋지만, 의료체계가 소아 진료를 지원하는 개념으로 전환해 보는 점에 대해선 검토하지 않은 것 같다. 아울러 민간 의료 이전에 공공의료 지원, 강화 방안도 구체화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소아청소년과학회 이사장인 김지홍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는 최근 서울대 의대 주최 포럼에서 “핵심적으로 수가 개선이 돼야 한다”면서도 “중간 (1차·2차) 병원들이 환자를 흡수해 주지 않으면 상급종합병원의 업무 부담도 걷잡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학회는 “1차 의료기관의 야간, 휴일 대면 진료 확대와 상시 안전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2·3차 의료기관 응급의료센터와 배후 입원진료 인프라 확충을 최우선 목표로 해 파격적인 재정 지원과 정책 개선을 통한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총력을 다할 때”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5일 오후 소아청소년과 의료대란 해소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하고 첫 회의를 진행한다. 위원장은 김미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이며 임현택 의사회장,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전공의, 의대생, 영유아 부모 등이 참여한다.

TF 관계자는 “현장 목소리가 중요한 만큼 소아청소년과 경험이 있는 개인병원, 대학병원 의료진들, 전공의, 의대생, 영유아를 자녀로 둔 부모 등 다양한 현장 전문가를 불러 실질적인 대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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